[K-뮤지컬]올해 70돌 토니상… 후광 누가 누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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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브로드웨이에선

성 소수자들의 삶을 진지하게 풀어낸 브로드웨이 뮤지컬 ‘펀 홈’. 2014년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뮤지컬 제공
성 소수자들의 삶을 진지하게 풀어낸 브로드웨이 뮤지컬 ‘펀 홈’. 2014년 토니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뮤지컬 제공
해마다 6월이면 브로드웨이의 관심은 토니상에 쏠린다. 올해로 70회를 맞는 토니상은 브로드웨이의 최고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시상식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작품의 운명이 달라진다. 2011년 토니상의 주인공은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한 ‘북 오브 모르몬’(The Book of Mormon)이 차지했다. 이 뮤지컬은 작품상을 비롯해 9개 부문을 휩쓸면서 ‘2011년의 뮤지컬’이 됐다. 이 작품은 초연 후 지금까지도 티켓을 구하기 힘든 공연 중 하나로 꼽힌다.

작품의 주인공은 모르몬교 선교사인 케빈 프라이스와 아놀드 커밍햄. 국내에서도 왼쪽 가슴에 검은 명찰을 단 단정한 정장을 차려입고 선교를 하는 서양인을 종종 보는데 이들이 바로 모르몬교 신자다. 프라이스는 모범적이고 독실한 종교인인 반면 커밍햄은 전형적인 ‘너드형’ 인물로 망상에 가까운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이들은 2인 1조가 돼 2년 동안 우간다로 선교를 떠나게 된다. 가난과 에이즈가 만연해 있고 이곳의 독단적인 족장은 여성들을 강압적으로 할례시킨다. 이들의 선교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엉뚱한 상상력과 다양한 패러디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 종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결말로 마무리한다.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음악은 작품의 매력을 한껏 살린다.

2014년 토니상 작품상을 받은 ‘펀 홈(Fun Home)’은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접근한 작품이다. 세 명의 배우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내레이터인 성인 앨리슨 이외에 어린 시절의 앨리슨, 대학생 앨리슨이 등장해 각 시기의 기억을 들려준다. 아버지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 이후 앨리슨은 아버지와의 기억을 회상한다. 고교 영어 교사이자 중고품 수집가였던 아버지는 딸에게 애정을 보이지 않는다. 동시에 어린 시절 앨리슨이 막연하게 여자에게 끌렸던 순간이나, 대학생이 된 후 처음으로 레즈비언 관계를 맺게 되는 앨리슨의 기억이 시간적 순서에 구애받지 않고 제시된다. 작품은 앨리슨이 풀어놓은 기억을 퍼즐처럼 제시하면서 그녀와 아버지에 접근한다.

관객은 4면으로 둘러싸인 원형 무대에서 기억의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져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매 순간 어긋났던 부녀 관계의 진실을 확인하게 된다. 펀 홈은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브로드웨이#토니상#펀 홈#fun home#북 오브 모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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