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길 명품 길]<17·끝>금메달리스트 임오경씨의 방이동 올림픽공원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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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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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그래도 금메달!” 땀방울 뿌렸던 이 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길에서 매일 이 길을 달리며 훈련했던 현역 선수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길에서 매일 이 길을 달리며 훈련했던 현역 선수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90년, 그녀에게 이 길은 꿈을 향한 길이었다. 22년이 지난 지금, 그녀에게 이 길은 가족과 함께하는 꿈같은 휴식 길이 됐다.

88호수와 성내천 몽촌호수로 둘러싸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산책길은 임오경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41·여)에게 특별한 곳이다. 임 감독은 1990년 한국체대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키우기 시작하며 이곳을 하루도 빠짐없이 1, 2시간씩 뛰었다. 공원을 둘러싼 2.5km가량의 길을 서너 바퀴 전력 질주하면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땀 흘린 결과 임 감독은 대학생이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1995년)과 동메달(2003년)도 거머쥐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23일 오후 임 감독과 함께 올림픽공원길을 걸었다. 공원 가운데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둘러앉은 가족들도 많았고 드러누워 책을 읽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임 감독은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서울시청 핸드볼팀의 훈련을 지도하러 나왔다 잠시 짬을 냈다.

“제가 이 길이랑 인연이 참 깊어요. 학생 시절에는 정신없이 훈련하던 길이었는데 요즘은 집이 바로 앞이라 주말이면 딸과 함께 나와 자전거도 타고 산책도 하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선수들 훈련시킬 때는 다시 예전처럼 뜀박질할 때도 있어요.”

그는 1994년부터 15년간 일본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하다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시청 핸드볼팀 감독을 맡고 있다. 그해 베이징 올림픽부터 중계방송 해설자로 변신한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중계를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비록 쉽지 않겠지만 후배들이 20년 만의 금메달 도전에 성공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림픽공원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조성됐다. 공원 주위에는 수영 체조 테니스 펜싱 등 경기장 6개가 있다. 최근 펜싱경기장은 핸드볼전용경기장으로 리모델링됐다. 백제시대 다양한 역사 유물을 볼 수 있는 한성백제박물관도 올림픽공원 내에 4월 말 문을 열었다. 이 밖에도 백제가 과거 한성(한양)을 도읍으로 삼았던 시절 만들었던 몽촌토성도 올림픽공원길을 산책하며 가족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서울 올림픽 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축가 김중업 씨가 만든 ‘세계평화의 문’을 비롯해 140여 곡의 멜로디에 따라 1만4000가지 모양을 연출하며 물을 뿜어 올리는 몽촌호수의 음악분수, 곳곳의 조각품들이 산책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 안에서 딱따구리와 흰뺨검둥오리, 꾀꼬리, 꿩 등 다양한 조류를 볼 수 있고 성내천변에는 꽃창포와 붓꽃, 갈대 등 2만 포기가 넘는 식물이 자라고 있어 군데군데 쉬어가며 다양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02-410-1112

대한핸드볼협회는 런던 올림픽 기간에 SK핸드볼경기장을 개방해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리는 28일 오후 7시 15분(한국 시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응원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남녀 조별리그 예선 총 10경기를 모두 이곳에서 응원하기로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동네 길 명품 길#올림픽공원길#임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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