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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만화]<끝>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김민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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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만화]<끝>웹툰 ‘어쿠스틱 라이프’ 김민설 씨

동아일보입력 2011-10-07 03:00수정 2011-10-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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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별난 사랑 이야기 독자들에게 인정받고 싶었어요”
만화가 김민설 씨의 신혼집 한쪽에 있는 작업 공간. 김 씨는 후기 웹툰에서 사진의 표정이 평소와는 다르게 어색하다며 쑥스러워했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동그란 얼굴에 점 두 개로 찍은 눈, 삐뚤빼뚤한 선으로 그린 팔다리. 이 서툰 그림의 만화가 요즘 인터넷과 단행본에서 20, 30대 여성들에게 인기다. 남편 ‘한 군’과의 좌충우돌 신혼생활을 솔직하게 그려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는 ‘어쿠스틱 라이프’다. 만화의 주 배경으로 등장한 신혼집에서 만화가 김민설 씨(30)를 만났다.

“제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그 남자한테 다가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같은 연애 상담이 요즘 많은데 그럴 땐 그냥 모른 척해요. 제 역량 밖이잖아요.”

그러나 13년 전, 고등학생 시절 지금의 남편을 만났을 때 먼저 다가간 쪽은 김 씨였다. 만화 동아리를 만들어 신입회원 모집 광고를 냈는데, 만화가 지망생이었던 남편이 찾아왔다. 6년간의 연애 끝에 2007년 둘은 결혼했다. 김 씨는 ‘어쿠스틱 라이프’를 통해 2010년 만화가로 데뷔했고, 남편은 만화 캐릭터 솜씨를 발휘해 게임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


만화에서 둘은 사소한 일로 늘 티격태격하는 신혼부부로 나온다. 그러나 실상은 ‘죽어라 싸우던 단계’는 지나가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07년 결혼 초에는 옷 집어던지고 나가라면서 싸웠죠. 가령 제가 1년에 한두 번은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남편은 철없다고만 여기는 거죠. 저는 장단만 맞춰주길 바랐는데 말이죠. 요즘은 서로 ‘얘 또 이러나 보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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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생활웹툰 같지만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김 씨는 “저는 밥도 잘 안 해주고 밤샘 만화작업 때문에 낮엔 하루 종일 잠만 잘 때가 많거든요. 사실 정상적인 부부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떤 형태든지 서로 이해해주는 마음만 있으면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사람마다 무수히 많은 행복의 형태가 존재하잖아요”라고 말한다.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의 주제인 셈이다.

김 씨의 ‘어쿠스틱 라이프’는 일본 고다 요시이에(業田良家)의 인기만화 ‘자학의 시’와 닮았다. ‘자학의 시’도 부부의 생활상을 그렸다. 다만 걸핏하면 밥상을 뒤엎는 망나니 남자와 마약도 하고 자살도 시도했던 상처 많은 여자의 결혼 에피소드를 그렸다는 점에서 다르다. “만화를 처음에 보면 ‘뭐 저런 남편이 다 있어’라는 생각이 들지만 끝까지 읽다 보면 ‘아 저 남자가 속으로는 아내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죠. 남들이 뭐라 하든지 이 둘은 정말 사랑하며 살고 있어요.” 김 씨는 ‘자학의 시’를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꼽았다.

김 씨의 행복관을 듣다 보니 부부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는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는 것보다는 만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해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 본인은 독자들에게 연애 상담을 해줄 만한 처지가 아니라고 사양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훌륭한 카운슬러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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