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우승 비결 세 가지는…”

  • Array
  • 입력 2011년 7월 12일 18시 59분


코멘트

1998년 21세 박세리 이후 5번째 한국인 우승

‘박세리 1998 맨발 투혼’ US오픈 최고 명장면 꼽혀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양말 속에 감춰진 흰 발을 드러내며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고 있다. ‘맨발 투혼’과 92홀 연장 사투로 유명한 박세리의 우승 드라마는 이 대회의 역대 최고 명장면으로 꼽혔다. 동아일보DB
‘박세리 1998 맨발 투혼’ US오픈 최고 명장면 꼽혀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양말 속에 감춰진 흰 발을 드러내며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고 있다. ‘맨발 투혼’과 92홀 연장 사투로 유명한 박세리의 우승 드라마는 이 대회의 역대 최고 명장면으로 꼽혔다. 동아일보DB
"화장실 좀 다녀오면 안 될까요?"

우승 직후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일정에 급한 용무를 볼 시간도 없었던 유소연(21)은 서서히 큰일을 해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화장실 앞에는 사인을 받고 싶어 하는 미국인 갤러리 수십 명이 펜과 모자, 종이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골프협회 박물관에 전시할 소장품을 달라는 요청에 쓰고 있던 오렌지색 모자를 벗어줬다.

우승 비결 세 가지를 꼽아달라고 하자 "욕심을 내지 않았고 (신)지애 언니 캐디를 했던 딘 허든과 호흡이 잘 맞았으며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캐디 허든은 까다로운 그린과 고도가 높아 거리 계산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조언을 해줘 혹독한 러프와 3퍼트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

"골프를 치면서 행복하지 않다면 언제라도 그만두겠다"고 당차게 말한 유소연은 "필라테스와 헬스 등으로 체력을 길렀고 몸통 스윙으로 교정한 효과를 봤다. 이번에 샷 감이 너무 좋았고 운도 많았다. 퍼팅은 내가 봐도 끝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LPGA투어 2년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이번 주 안에 신청을 하면 당장 올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뛸 수도 있다. 유소연은 "원래 미국 투어에 가려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야 한다. 굉장히 힘들고 두려운 과정인데 건너뛰게 됐다. 구체적으로 진로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미국 드라마 CSI, 보스턴 리걸, 모던 패밀리를 빨리 보고 싶다"는 유소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며칠 머물다 다음주 에비앙마스터스가 열리는 프랑스로 떠난다. "LA 근처에 큰 아웃렛 매장이 있대요. 꼭 가보고 싶어요. 호호." 메이저 챔피언 유소연은 어느새 쇼핑을 즐기는 그 나이 또래가 돼있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