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아프리카 들여다보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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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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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그곳에선 세계의 축제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평소 눈여겨보지 않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에 대한 기대보다 치안 걱정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 위험, 질병의 땅 등으로만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편견과 선입견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월드컵을 계기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자는 취지 아래 연재한 ‘2010 책 읽는 대한민국’의 두 번째 시리즈 ‘아프리카 들여다보기 20선’이 3일 끝났다. 야생의 자연을 다룬 책에서 침탈의 역사와 내전의 현대사를 파고든 책까지 다채로운 주제의 책들이 소개됐다.

편견, 선입견으로 인해 어느 정도 과장이 있다 하더라도 아프리카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는 현실에 근거한다. ‘다이아몬드 잔혹사’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1930년대 처음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뒤 아프리카에선 다이아몬드 쟁탈전이 뜨거워졌다.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반군들이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확보에 나서면서 수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집으로 가는 길’은 내전에 휩쓸려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시에라리온 소년의 실화다. 힙합을 좋아하던 열두 살 소년은 마약에 취해 살인기계로 변했다가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왔다.

오랫동안 아프리카에 살면서 겪은 일을 책으로 쓴 저자들은 아프리카 옹호에 적극적이다. 1990년대 중반 남아공의 작은 마을에서 1년가량 살았던 장용규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장은 ‘춤추는 상고마’에서 “아프리카인들을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고 강조한다. 농번기면 오전 4, 5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하고 해가 지고 시원해지면 다시 일할 정도로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나는 마사이족이다’를 쓴 사진작가 안영상 씨는 “에이즈, 가난 같은 이미지들이 아프리카를 부정적으로 몰고 가지만 내가 경험하고 느낀 아프리카는 너무나 건강한 곳”이라고 썼다. ‘아프리카, 열일곱 개의 편견’은 프랑스 역사학자 엘렌 달메다 씨의 책. 그는 “아프리카가 국제원조로 먹고산다는 건 편견이다. 무상원조보다 이자를 지불하고 돈을 빌리는 공공개발에 더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소개된 책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잘 드러냈다. 작은 나라 레소토의 70대 노교사는 ‘아프리카에서 온 그림엽서’를 쓴 일본인 기자에게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겠지만 그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마사이와 걷다’를 쓴 황학주 시인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과만 대화할 정도로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한 마사이족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밖에 20개의 사건과 인물을 주제로 남아공의 역사를 기술한 ‘나는 아프리카인이다’, 생태학자 부부가 7년 동안 야생을 관찰하고 기록한 ‘야생 속으로’,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장이 유명한 아프리카 화가 11명을 인터뷰하고 쓴 ‘정해광, 아프리카 미술을 외치다’, 케냐에서 사파리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승휘 씨의 생활기 ‘케냐의 유혹’ 등을 연재했다.

※15일부터는 ‘축제 이야기’를 주제로 ‘책읽는 대한민국’을 진행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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