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요미우리 선수들 “이승엽 없이 못살아”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요미우리의 좌완 선발투수 우쓰미 데쓰야(오른쪽)와 함께 포즈를 취한 이승엽. 도쿄=황태훈 기자
요미우리의 좌완 선발투수 우쓰미 데쓰야(오른쪽)와 함께 포즈를 취한 이승엽. 도쿄=황태훈 기자
“이(승엽) 상은 존경할 만한 선배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왼손 선발투수 우쓰미 데쓰야(26)는 팀 동료 이승엽(32)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결같이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것.

이승엽은 외국인 선수다. 그럼에도 일본 야구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포수 아베 신노스케(29)와는 몸을 풀면서 농담을 주고받는다. 배팅 볼을 할 때 외야수 스즈키 다카히로(30)에게 먼저 연습을 하라고 자리를 비켜 줄 정도로 사려가 깊다. 요미우리 선수들이 이승엽을 좋아하는 이유다.

이승엽은 센트럴리그 최고 연봉(약 6억 엔)을 받는다. 하지만 매사에 겸손하다. 16일 요코하마와의 방문경기에서 3연타석 홈런을 쳤을 때도 “그동안 계속 부진하다 한 번 잘했을 뿐”이라며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한국이 베이징 올림픽 야구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딸 때도 동료들에게 귀감이 됐다. 올림픽선수촌에 입촌하자마자 숙소 베란다 앞에 태극기를 걸었다.

올림픽 경기를 앞두고 솔선수범한 것도 이승엽이었다. 야간 경기에 익숙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오전에 못 일어나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자명종을 맞춰 놓고 오전 7시에 일어나 선수들을 깨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이승엽은 경기에 임하는 태도나 생활면에서 성숙한 스타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왼손 엄지 수술 후유증으로 올 시즌 부진했던 이승엽이 시즌 막판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진가를 발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쿄=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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