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투자자에게]인터파크 이상규 사장

  • 입력 200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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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6월 1일 문을 연 인터파크는 같은 날 개점한 롯데닷컴과 함께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기록을 지니고 있다. 10년 만에 인터넷 쇼핑몰은 4400여 개로 늘어났다. 인터파크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레드 오션’에서 최정상(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라는 지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낮은 마진을 감수해야 했고 판촉비도 적지 않게 썼다. 그 결과는 9년 내리 적자. 2005년에야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경쟁 업체는 홈쇼핑이나 할인점, 백화점 등 우군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홈쇼핑이나 할인점 등을 갖고 있는 게 인터넷 쇼핑몰에 도움이 안 된다. 홈쇼핑으로 물건을 팔면 스튜디오 있어야지, 쇼핑호스트 써야지, 돈이 훨씬 더 들어 가격이 높아진다. 또 계열 홈쇼핑에서 1만 원에 팔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8000원에 팔 수는 없다. 결국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비싸게 팔게 돼 시너지 효과가 아니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애초부터 인터넷에서만 팔기 때문에 가장 낮은 마진으로 팔 수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가 넘는다. 고평가된 것 아닌가.

“시장 자체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이런 고성장 시장의 선두 업체다.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수익성이 나쁘다는 평가가 있다.

“아직 기대만큼 이익을 내지 못해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다. 올해부터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유통업체가 수익성이 높다는 게 반드시 좋은 일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만큼 돈을 많이 남긴다는 뜻인데 고객에게 좋은 일일까. 앞으로도 낮은 마진으로 싸게 파는 정책을 유지할 생각이다.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싸게 많이 팔아서 시장점유율을 더 높인다면 이익 규모도 커질 것이다.”

―성인 오락실에서 많이 사용되는 경품용 상품권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시작하면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르는 소리다. 성인 오락실을 합법화하고 양성화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다. 인터파크 상품권은 합법적인 성인 오락실에서 사용되는 18개 공인 상품권 가운데 하나다. 정부 방침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연말쯤 개장하는 온라인 할인점의 성공 여부가 큰 관심사다.

“온라인 할인점에서는 신선식품을 주로 팔게 될 것이다. ‘신선식품을 온라인에서 팔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모양인데 요즘 포장기술이 워낙 발달해 신선도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주말에 몇 시간 들여 할인점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고객도 많다. 클릭 몇 번으로 안전하고 질 좋은 식품을 싸게 살 수 있다면 이를 이용할 고객이 많을 것이다.”

―온라인 할인점에는 얼마쯤 투자하나.

“100억 원쯤 들 것 같다.”

―인터파크의 적정 주가를 얼마로 보나.

“이제 창사 11년째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시가총액 10조 원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주가가 25만 원은 돼야 한다. 열심히 하겠다.”

○ 애널리스트 평가: 메리츠증권 성종화 연구원

지난해 처음으로 수익을 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10년간 구조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사업을 확장한 결과다. 이익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도 수익성보다 성장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이상규 사장의 전략은 타당하다. 하지만 성인 오락실에서 쓰이는 경품용 상품권은 정부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불확실성 요인으로 봐야 한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 주가 1만9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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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이상규 사장은…▼

△1966년생 △1990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1993년 데이콤 멀티미디어추진팀 △1997년 인터파크 사업총괄 이사 △1999년 인터파크 부사장 △2004년 인터파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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