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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의혹’ 이기명 본격수사…李씨, 정거장인가 종착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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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의혹’ 이기명 본격수사…李씨, 정거장인가 종착역인가

입력 2005-05-14 03:12수정 2009-10-0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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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러운 李산자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소환을 검토 중인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이 장관이 13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영대 기자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마지막 단계에서 대선 당시 노무현(盧武鉉) 후보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李基明) 씨의 ‘흔적’을 쫓고 있다.

검찰은 정치권과 철도청 간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지질학자 허문석(許文錫·인도네시아 출국 후 잠적) 씨와 이 씨의 관계를 밝혀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모으고 있다.

▽이기명과 허문석=두 사람은 유전사업의 처음부터 허 씨가 해외로 출국할 때까지 곳곳에서 함께 움직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고교 동창 사이인 허 씨를 열린우리당 이광재(李光宰) 의원에게 처음 소개한 사람이 이 씨다.

이 의원을 통해 허 씨를 소개받은 부동산개발업자 전대월(全大月·구속) 씨가 허 씨를 처음 만난 것은 이 씨의 사무실이라고 전 씨는 주장했다. 이 씨 사무실에서 유전사업 얘기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 씨는 물론 이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전사업이 한창 추진되던 지난해 9월 허 씨는 박양수(朴洋洙)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을 찾아간다. 공교롭게도 이 자리에 동행한 사람도 이 씨다. 이 씨는 “축하 인사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함께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전사업을 위한 은행 대출에 어려움을 겪자 허 씨는 S은행 등을 돌아다니면서 대출을 요청했다. 들르는 은행마다 “대통령의 방러 일정에 맞춰야 한다”고 떠들고 다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허 씨는 이 과정에서 S증권사를 찾아가 유전사업을 위한 투자자 모집을 요구하다 무산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후 이 증권사에 ‘대통령 사업’ 운운하며 대출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씨는 감사원 감사를 받고 나흘 만인 지난달 4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출국 직전 마지막으로 접촉한 이번 사건 관련자는 이 씨였다.

▽이기명 씨가 종착점?=검찰이 수사 막바지에 이 씨를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 씨의 출국 과정에 이 씨가 관여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 검찰이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허 씨나 이 씨 등은 이런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이 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유전사업이 뭔지도 모르고 허 씨가 출국한 것과도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허 씨 등이 정치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김세호(金世浩) 전 건설교통부 차관 등 이 사건 주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당시 고유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선의’에서 유전사업에 관심을 보였고, 정치권과 교류가 있는 이들이 이를 적극 활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 부처 관계자 가운데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13일 “김 전 차관 구속으로 수사가 7분 능선을 넘어섰고 8분 능선을 돌파해 9분 능선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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