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43명 베이징 加대사관 진입

  • 입력 2004년 9월 2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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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43명이 29일 중국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 소재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해 한국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정부 관계자가 29일 밝혔다.

또 진입 도중 1명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탈북자 43명이 한꺼번에 외국 공관에 진입한 경우는 없었다.

특히 28일(미국 시간) 탈북자들의 망명 및 난민 신청을 허용하는 북한인권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됨에 따라 앞으로 미국을 목적지로 한 공관 진입 시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들은 이날 오후 2시45분경 3m가 넘는 캐나다 대사관의 철제 담장을 2개의 사다리를 이용해 넘어갔다.

진입에 성공한 탈북자는 남자 17명과 여자 26명이며 이 중에는 다섯 가족과 2명의 정치범수용소 출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모씨(31·남)는 기관사로 일하다 북한 당국에 체포돼 함경남도 요덕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중 탈출했다. 또 김모씨(38·여)는 전 가족이 함북의 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돼 있었으며, 가족이 수용소에서 죽는 것까지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김모씨(66·여)는 1997년 딸 셋, 아들 한 명과 함께 탈북했으나 체포돼 송환됐다가 딸 한 명을 수용소에서 고문 후유증으로 잃고 재탈북해 남은 딸 중 한 명과 함께 이번에 대사관으로 진입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캐나다대사관에 직원을 보내 이들의 신원과 진입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외교 시설에 진입한 탈북자를 모두 제3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도록 허용해 왔다.

1일 베이징 소재 일본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29명 중 일부는 이미 한국에 입국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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