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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악 그 곳]<11>슬픈 아일랜드 ‘데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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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악 그 곳]<11>슬픈 아일랜드 ‘데리의 노래’

입력 2004-06-16 18:03수정 2009-10-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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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섬의 두 나라 가운데 남쪽의 아일랜드 서해안 풍경. 골웨이만의 잔잔한 바다에서 어선들이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구상에서 우리와 정서가 가장 비슷한 나라를 찾는다면 아일랜드가 아닐까 싶다. 아일랜드는 유럽대륙의 변방에 있는 데다 이웃한 영국이라는 ‘독립변수’로 인해 합방의 비극을 겪고 이후의 근현대사는 영국의 ‘종속변수’로 전락한 슬픈 나라다. 우리와 닮은 것은 역사뿐이 아니다. 가무를 즐기고 뛰어난 문인을 배출한 문화적 토양, 열정적인 성격, 다이내믹한 추진력, 묘한 슬픔과 애수 등의 성격까지도 그렇다.》

아일랜드인은 켈트족의 후예다. 한때 라틴족 게르만족과 더불어 유럽의 3대 민족이던 켈트족이지만 기원후에는 주역에서 퇴장한다. 그러다 영국에 의해 ‘흰 검둥이’로 멸시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그런 아일랜드인이 19세기 중반의 감자파동(100만명이 숨지고 100만명이 고향을 등진 대기근)과 내전을 극복하고 20세기 말에는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영국을 앞지르는 경제 기적을 일으킨다.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반세기 만에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우리만큼이나 대견하다. 전통적인 농업국 아일랜드가 정보기술(IT)산업의 견인차로 성장한 것도 흥미롭다.

아일랜드는 영국이라는 절대 타자(他者)와의 관계 설정에 의해 남북의 두 아일랜드로 나뉘었다. 국토의 83%를 차지하는 인구 390만명의 아일랜드(수도 더블린)와 인구 160만명의 북아일랜드(수도 벨파스트·영연방 소속)다.

아일랜드섬의 두 아일랜드는 정치적으로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종교마저 다르다. 북아일랜드는 신교도가 과반수지만 아일랜드는 대부분이 가톨릭이다. 유럽에 있지만 ‘제3세계의 정신을 가진 나라’ 아일랜드. 정신적인 복권이 그들에게 남은 과제이듯 분단의 콤플렉스 극복이라는 정신적 복권도 우리가 풀어야 할 미래의 과제다. 그런 면에서 아일랜드는 우리의 타산지석이 된다.

●아일랜드의 여행지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주요 테마다.

근면하고 친근하며 억척스런 아일랜드인은 곧잘 한국인과 비교된다. 아일랜드인 농부부부. 동아일보 자료사진

▽아일랜드=유서 깊은 도시 더블린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새롭게 단장돼 분위기도 밝다. 1592년에 설립된 트리니티대학과 도서관에 소장된 고대 복음서를 보아야 한다. 아일랜드의 상징인 흑맥주 기네스 맥주공장도 근처다. 꼭대기 층의 유리벽 바에서 흑맥주를 마시며 시내 전경을 즐긴다. 아일랜드의 펍(pub·선술집)은 어느 마을에나 있는 명물. 민속음악은 여기서 즐기자. 더블린의 템플 바, 남쪽의 인터내셔널 바 지역이 유명하다.

노벨상 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한 나라답게 ‘더블린 작가 박물관’도 있다. 서남부의 링 오브 케리(Ring of Kerry), 징글반도의 자연경관은 뛰어나다.

▽북아일랜드=벨파스트에도 좋은 펍과 레스토랑이 많다. 얼스터 민속·교통박물관도 명물. 한국인의 애창곡 ‘아! 목동아’는 아일랜드의 또 다른 상징. 원제목은 ‘데리의 노래’인데 데리(북아일랜드의 공식지명은 ‘런던데리’)는 벨파스트에서 서북쪽으로 3시간 거리의 작은 도시다. ‘데리’는 ‘참나무 숲’을 말한다. 벨파스트와 런던데리를 잇는 해안도로에서도 자이언츠 코즈웨이는 절경이다.

●아일랜드 음악

아일랜드 민요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노래가 ‘아! 목동아’다. 대부분의 아일랜드 민요에 애수가 담기지만 특히 이 곡은 슬픔이 더 진하다. 그런데 이 노래마저 곡명이 두 개다. ‘데리의 노래’는 가톨릭계(아일랜드공화국) 제목이다. 신교계(북아일랜드)는 ‘런던 데리의 노래’라고 부른다. 민요 제목에서도 아일랜드의 역사를 읽는다.

이 너무나도 아일랜드적인 곡에 현제명이 새 가사와 더불어 ‘아! 목동아’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말은 달라도 그 정서는 일치한다. ‘산골짜기마다 눈이 덮여도 나 항상 여기 살리라’라는 가사의 이 노래가 일제로부터 독립 후 어렵던 시절에 애창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추천 음반

△‘Meav-Silver Sea’(Aulos 한국·2002)=2000년에 데뷔한 신예가수의 두 번째 앨범. 청아한 목소리가 아일랜드의 정서를 진하게 전해 준다. 2번은 ‘데리의 노래’를 아일랜드어로 부른 것.

△‘Great Irish Tenors’(BMG·2002)

강선대 명지대 겸임교수

남아공케이프타운=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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