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고 삽시다]‘척추휨’ 어린이 대부분 수술은 필요없어

  • 입력 2004년 3월 21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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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등뼈가 휘었다는데 수술해야 하나요?”

요즘 초중고교에서 실시하는 척추 정기검진을 통해 척추가 옆으로 휘는 병인 측만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갑자기 자녀가 측만증으로 진단받으면 사색이 된다.

일부 부모는 평소 생활습관이나 공부하는 자세를 바로잡아주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하지만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다. 연구결과 평소의 습관이나 자세, 무거운 책가방 등은 측만증 발생과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측만증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사춘기 전후 학생에게 발견되는 측만증은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이다. 특발성(特發性)이라는 단어는 ‘아직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이다.

수 십 년 동안 세계적으로 생화학 분자생물학 유전학 분야에서 측만증의 원인을 캤지만 아직까지도 규명에 실패했다.

척추가 10도 이상 휜 경우 측만증이라고 진단하는데 그 비율은 전체 학생의 2% 정도 된다. 이 비율은 나라마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측만증 치료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교정(矯正)치료’이다. 하지만 교정치료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돼 있지 않다. 교정치료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넙적한 얼굴을 매일 옆에서 눌러서 갸름한 얼굴로 바꾸는 것을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현재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측만증 대처 방법은 관찰, 보조기 치료, 수술적 치료의 세 가지이다. 각도가 25 미만인 경우는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게 된다. 각도가 45도 이상인 경우는 수술을 고려하며 그 중간 각도에서는 선택적으로 보조기 치료를 하게 된다.

자녀가 측만증으로 진단받으면 부모들은 “살아가는 데 별 문제가 없을까, 결혼해서 부부생활하고 애 낳고 사는 데 괜찮을까” 등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측만증 환자가 디스크가 더 잘 생기는 것도 아니고 심폐기능 장애가 오는 경우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의 세 가지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첫째, 일부 환자에서는 각도가 점점 더 커지면서 등이 휠 수 있다. 이런 경우 성장이 끝날때 까지 1년에 2∼3회의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둘째,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결여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측만증이라는 병을 잘 이해하고 긍정적인 생활 태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중년 이후 요통이 생길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2배 정도 높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허리 근육을 강하고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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