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25시][교통]기흥 톨게이트 출퇴근 시간 체증

  • 입력 2002년 4월 17일 18시 20분


17일 오전 7시 경기 용인시 기흥읍 고매리 기흥톨게이트 앞.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용인 시내 방향이나 화성시 동탄면 등으로 가야 할 차량들이 톨게이트 진입 차량과 뒤엉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여기에 대형 트럭과 기업들의 통근버스가 몰려들면서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졌다. 10분쯤 더 지나자 기흥톨게이트 주변에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까지 2㎞ 정도의 진입로에 차량 행렬이 늘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승용차를 몰고 기흥톨게이트를 거쳐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최민호씨(43·회사원)는 “불과 수백m를 가는 데 20∼30분씩 소요된다”면서 “고속도로가 아닌 지방도를 이용하려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같은 교통난은 출퇴근 시간대면 어김없이 기흥톨게이트 일대에서 벌어진다. 최근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문제점〓전문가들은 기흥톨게이트의 위치가 잘못됐고 주변 도로의 구조도 기형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흥톨게이트의 진출입로는 화성에 있는 골프장 리베라CC 방향으로 가는 외길과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용인 시내나 화성 동탄, 오산,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방향으로 가려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고속도로에서 이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두 차례나 오른쪽으로 90도씩 회전해 100여m를 간 뒤 다시 원하는 방향에 따라 393번 지방도에서 좌회전 또는 우회전해야 한다.

이처럼 톨게이트 진출입로와 393, 338번 지방도 등이 어지럽게 얽혀 있는 데다 안내표지판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초행길 운전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

특히 신호등은 설치만 돼 있을 뿐 작동하지 않은 지 오래됐고 차로 표시가 지워져 잘못 들어섰다가 불법 U턴하는 차량들의 접촉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 김모씨(56)는 “톨게이트가 반대 방향인 393번 지방도에 있었으면 한결 나았을 것”이라며 “1970년대 당시 3공 실세들이 기흥 택지단지를 만들면서 이 톨게이트를 급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 주변 교통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도로를 제대로 확장하지 않은 행정 당국의 무사안일함도 교통체증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수원 영통신도시 등에 1만200가구의 아파트단지가 지난해 들어선 것을 비롯해 용인민속촌 주변으로 상갈지구와 보라지구 등 택지개발 바람이 불면서 교통수요가 급증한 것도 체증을 심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밖에 주변에 밀집해 있는 대형 물류센터와 공장, 골프장 등도 체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책은 없나?〓용인시와 한국도로공사 등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중이지만 해결책은 요원한 편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현재 왕복 2차로에서 왕복 4차로로 확장중인 393번 지방도 공사가 끝나는 2004년경이 돼야 어느 정도 체증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측도 “수원톨게이트와 기흥톨게이트의 거리가 불과 5.1㎞로 이 또한 체증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톨게이트 요금소를 확장할 공간이 없고 주변도로 여건도 좋지 않아 톨게이트 자체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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