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플라자]안방에서 많이 이겨본들…

  • 입력 2001년 8월 22일 14시 45분


《‘네티즌 플라자’는 동아닷컴 스포츠게시판에 올린 네티즌의 글 가운데 다시 한번 독자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글을 골라 게재하는 코너입니다. 단 이곳에 실린 글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네티즌 플라자’는 ID:시니컬리스트님의 ‘상대이름 보다는 실속을’입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이 지리적으로도 축구하기 힘든 나라'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축구협회가 A 매치 상대팀들을 섭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딱 맞는 말이다. 대부분의 축구강호들이 유럽에 있고, 유럽은 여기서 너무 멀다.

바로 이웃에 멋진 스파링 파트너들이 즐비한데, 굳이 극동아시아 까지 와서, 실력도 별로인 한국과 왠만해선 부러 평가전을 하러 오지않는다.

남미의 강호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도 마찬가지로 멀기도 하지만,이들은 또 다르다. 이 두 팀의 대표급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의 A매치에 자국선수를 기용하기 위해서 유럽의 명문팀들과 항상 티격태격 해야 한다.

때문에 아르헨과 브라질의 평가전도 유럽에서 많이 열리는 실정이다. 자국선수들이 유럽에 많고 또 선수들의 이동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각 구단들도 비교적 협조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이 결정되었다고 한다.

물론 나이지리아는 강팀이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나 카메룬 가나 등과 같은 아프리카 강팀들은 대표선수들이 거의 모두 유럽에서 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평가전에도 보나마나 주전은 거의 다 빠진 1.7군 내지 2군이 올게 뻔하다. 또 시차적응을 못해 1차전은 제대로 뛰지도 못 할 것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러 이긴다고 해도 얻는 것이 무엇인가? 자신감? 이런 자신감은 지난 체코전 처럼 진짜 강팀을 만나면 여지없이 허물어진다.

강팀들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러,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겠다던 계획은 어디로 갔는지. 일정을 짧게 일주일 정도로 잡아서 우리가 직접 투어를 다니는 것은 어떨지. 예를 들어,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팀들은 대표선수들이 거의 모두 자국리그에서 뛰기때문에 우리가 직접 현지로 가서 평가전을 치르겠다고 하면 평가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컨페더레이션스컵 직전에 유럽을 직접 돌며 프랑스, 스페인 등과 평가전을 치르지 않았던가.

안방에서 이름만 거창한 강호들을 아무리 많이 이겨봤자 얻는 것은 착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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