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식사 좋은음식]과음뒤 해장국, 위장 해치는 자극제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27분


이런 저런 스트레스, 술, 과식 등으로 속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속쓰림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위점막이 살짝 허는 미란위염이다.

미란위염은 쉽게 잘 낫고 합병증을 일으키는 일이 드물다. 속이 쓰릴 때 우유를 마시면 약알칼리인 우유가 위에 있는 산을 희석 또는 중화시키기 때문에 속이 약간 편해질 수 있다. 제산제나 우유는 일단 위산을 중화시키지만 반동작용으로 산의 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속이 쓰리다고 해서 무조건 제산제나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속쓰린 원인을 알고 치료하면서 하루 한 두 잔의 우유를 마시는 것은 좋지만 속이 쓰릴 때마다 습관적으로 우유나 제산제를 마시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다. 우리 나라 사람에게 가장 흔한 위암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산제나 우유 등으로 쓰린 속을 달래면서 지내다 더 이상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진행된 경우를 자주 본다. 40세 이상 성인이 속이 쓰리거나 식사 후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위내시경이나 위투시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과음 후 아침에 속이 쓰릴 때 해장국이나 콩나물국을 선호한다. 이런 음식은 해장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맵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아침에 얼큰한 해장국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오랫동안 얼큰한 음식에 익숙해졌고 특별히 술 때문에 불편한 속을 달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운 음식일수록 전날 상한 위점막에 부담을 준다. 장기적으로 위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음 후에 죽을 가볍게 먹든지, 맵지 않은 국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술 마시기 전이나 술을 많이 마신 뒤, 또 아침에 해장 대신 숙취를 풀어준다는 음료가 많이 나와있다.

이런 음료들이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로서 권할 수는 없다. 이런 음료가 술을 덜 마시는 것보다 좋을 수 없고 숙취 뒤 영양 공급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 철 환(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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