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프장/강촌CC]호수 계곡 품에 안은 '한폭 동양화'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46분


강촌CC 레이크6번홀(파5)은 티그라운드에서 연못과 폭포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홀이다.
강촌CC 레이크6번홀(파5)은 티그라운드에서 연못과 폭포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홀이다.
몇 년전 홍콩에 근무할 당시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 목적으로 치다보니 골프에 대한 기초도 제대로 연마하지 못했고 운동신경이 둔하다보니 4년이 지난 지금도 90타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나는 골프를 80타대에 꼭 진입시키겠다는 원대한(?) 꿈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맑은 공기를 흠뻑 들이키고 풀내음을 맡으며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면서 라운딩하는 것으로 대만족이다.

홍콩에 거주하던 당시 강촌CC를 둘러보지도 않고 회원권을 덜컥 구입한 이유는 ‘강촌’이라는 지명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MT로 갔었던 강촌의 경치가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귀국후 처음 강촌CC를 찾았을 때 나의 기대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북한강의 아름다운 물줄기와 주변 경관을 만끽하며 드라이브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경춘국도를 달리다보면 어느덧 강촌CC 입구에 도착한다.

물안개 속에 어슴프레 보이던 산과 강은 그야말로 한폭의 동양화였다.

아름다운 홀들은 나의 기대를 한층 더 충족시켜줬다.

아기자기하게 많은 변화를 주어 조성된 코스, 호수와 계곡을 가로질러야 되는 도전적인 홀들,홀옆에 아름답게 조성된 꽃밭들….

특히 깊은 계곡을 가로질러 티샷을 날려야 되는 파4의 힐(Hill)코스 5번홀, 아일랜드 그린으로 조성된 파5의 레이크(Lake)코스 6번홀은 인상적이다.

두 홀에선 아직 파를 잡았던 기억은 없지만 언제나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그 홀의 티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아직도 마음이 설랜다.

‘하드웨어’인 골프장 시설에 못지않게 강촌CC의 또 한가지 빼놓을수 없는 자랑거리는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직원들의 친절이다.

캐디의 친절도와 능력에 상관없이 팁을 무조건 줘야 하는 몇몇 골프장을 주로 이용한 친구들이 강촌CC에서 라운딩후 캐디에게 팁을 주려고 하면 나는 옆에서 말리지 않고 가만히 쳐다만 본다.

“받아요!”,“안됩니다!!”

누구 고집이 더 센지 지켜보면 항상 이기는 쪽은 캐디다.

“왜 팁 수령을 거절하느냐”는 친구들의 질문이 라운딩후까지도 나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이민재 (메트로넥스 대표이사·핸디캡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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