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펜싱]대표 10년째 '고독한 검객' 김영호

  • 입력 2000년 9월 20일 23시 03분


풀 한포기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에 ‘귀한 꽃’이 피었다.

‘고독한 검객’ 김영호(29). 충남 연산중 신입생 때인 83년 처음 칼을 잡은 그는 대전 충남기계공고를 거쳐 대전대 2학년이던 91년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로 대표 경력 10년째.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국 펜싱의 간판스타의 자리를 지켰다. 97세계선수권 개인전 은메달, 98그랑프리국제선수권 개인전 금메달, 99오스트리아 이란 월드컵 우승에 이어 올 대우그랑프리국제선수권대회 정상. 아무도 주목해 주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였지만 매번 새로운 펜싱 역사를 쓰며 올림픽 정상을 향해 칼날을 겨눴다.

지난해 초에는 폐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해 수술까지 받으며 선수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것도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국펜싱에 한줄기 희망의 불빛을 밝힌 김영호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30대 초반에 절정기를 맞는 세계 펜싱 판도를 감안할 때 몇 해 더 뛰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란한 발놀림이 돋보이는 김영호의 트레이드 마크는 날카로운 양어깨 공격. 같은 펜싱국가대표 출신. 그는 같은 펜싱대표로 지난해 은퇴한 동갑내기 아내 김영아씨와 세살배기 아들 동수를 두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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