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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 살기]동화작가 채인선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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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 살기]동화작가 채인선씨 가족

입력 1999-03-08 18:58수정 2009-09-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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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채인선(蔡仁善·37·여)씨 가족의 휴일 아침 표정은 독특하다. 가족 모두가 양지바른 뜰에 나와 앉아 ‘해바라기’가 된다.

“햇빛 달빛이 어떤 것인지 이곳에 이사와서 알았어요. 서울 아파트에서 바라보던 하늘은 조그마했는데 여기서는 하늘이 너무 넓게 보여 신기해요.”

채씨네가 사는 곳은 경기 용인 모현면 오산리. 보증금 5천만원의 45평짜리 단층 전원주택 전셋집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32평 아파트를 6천2백만원에 전세주고 옮겨왔다.

아파트 생활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모두가 ‘유행’을 쫓아 비슷한 삶을 살다보니 자기만의 삶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았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을 어쩔수 없이 찾아야 했던 아이들. 채씨 역시 이웃 부인들과 어울려 백화점 셔틀버스를 타고 쇼핑대열에 휩쓸리곤 했다.

“‘이게 아닌데…’하고 생각하던 차에 용인에 사는 후배의 집에 가보고 새로운 삶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곧 바로 짐을 꾸렸지요.”

채씨네의 용인 생활은 여러모로 서울 생활과 다르다.

채씨는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는 병원도 은행도 없고 아이들이 마음 놓고 학교까지 걸어다닐 수 있는 길도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도 변화는 크다. 친구 귀한 줄을 알게 됐고 그래서 좀처럼 다투지도 않는다. 동네 이웃이래야 채씨네를 포함해 모두 다섯집 뿐. 또래가 없어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인 딸 해빈과 해수는 학교에나 가야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친구가 지천이던 서울과는 다르다. 그래서 요즘은 서울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구멍가게도 없는 이곳에서는 이웃간에 서로 돕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찬거리도 꿔주고 자동차도 얻어 타다 보니 이웃간에 정이 남다르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남편도 출퇴근이 서울에 있을 때에 비해 약간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직장의 스트레스로 낯을 찌푸린 날이 많았던 남편이 이곳에 와서는 웃고 살아요. 관리사무소가 없어 집안에 고장난 것이 있으면 스스로 손볼 수밖에 없으니 자연스레 가정적인 가장이 됐지요.”

채씨는 전세기간이 끝나면 더 외진 곳을 찾아 ‘동화’속에 나오는 그런 집을 짓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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