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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好통]‘인사권 있다’는 국현의 공허한 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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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好통]‘인사권 있다’는 국현의 공허한 강변

손택균기자 입력 2016-12-06 03:00수정 2016-12-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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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나는 국립현대미술관(국현) 모든 구성원의 인사권을 갖고 있다. 오늘(5일)자 동아일보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현 관장이 5일 오전 국현 서울관에서 열린 취임 1년 언론간담회에서 이날 본보가 보도한 ‘인사권도 없는 외국인 관장에게 무슨 시스템 변화 기대하나’란 제목의 기사 내용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윤승연 국현 홍보관도 “관장은 틀림없이 직원 인사권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국현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미술관 규정’이 무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형민 전 관장이 자신의 대학 제자를 부당 채용해 2014년 10월 경질된 후 김정배 기획운영단장이 관장 직무를 대행하던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현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관장’에서 문체부에서 파견된 2급 공무원인 ‘기획운영단장’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당시 개정을 통해 문체부는 인사위원회에서 관장을 배제한 데 그치지 않고 전시 기획과 작품 관리 현장 실무를 총괄하는 학예연구실장도 인사위원회 구성에서 뺐다. 그 대신 학예실장 등 과장급 직원 가운데 기획운영단장이 지명하는 이를 인사위원회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파견직 공무원인 기획운영단장을 통해 문체부가 국현의 인사권을 틀어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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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보다 앞서 지난해 4월 문체부는 국현의 수집 작품을 최종 결정하는 작품수집심의위원회 위원장직을 ‘관장’에서 ‘외부 전문가’로 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관장은 위원장직이 박탈된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심의위원단에서 빠졌다. 수집 작품을 제안하는 외부 전문가도 ‘문체부와 협의해’ 관장이 위촉하도록 했다.

 결국 문체부는 미술관을 이끄는 수장에게 부여된 가장 중요한 역할이자 권한인 구성원 인사권과 수집 작품 결정권을 앗아간 뒤 ‘국현 최초의 외국인 관장’을 선임한 셈이다.

 윤 홍보관이 “관장이 인사권을 행사한다”고 한 근거는 규정 내 ‘임용권 범위’ 조항에서 “관장이 고위공무원 전보권과 3급 이하 공무원 등에 대한 임용권을 갖는다”고 한 데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인사위원회가 국현 모든 조직원의 채용, 승진, 포상, 징계, 평가, 관장이 인정한 인사 관련 중요 사항을 심의한다”고 정했다. 어느 쪽이 ‘인사권’인지는 자명하다.

 하계훈 국현 운영자문위원은 “인사위원회 결정 서류에 결재 도장 찍는 일을 마리 관장이 인사권으로 이해한 걸까. 뚜렷한 주견을 가진 이라면 누구도 지금의 운영규정 아래서 국현 관장을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국립현대미술관#바르토메우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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