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개성공단은 北에 현금 쏟아붓는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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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2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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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2016년 2월 폐쇄된 이후 3년이 넘도록 재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전경. (뉴스1 DB) 2019.2.27/뉴스1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폐쇄된 이후 3년이 넘도록 재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전경. (뉴스1 DB) 2019.2.27/뉴스1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섣부른 재개는 부작용이 크고 명백한 대북 제재 위반이라면서도 높은 수위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대가로는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2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26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5명이 개성공단 재개가 긴장 완화나 비핵화 협상 촉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4명에 그쳤다.

다만 검증 가능한 핵 동결 등에 따른 상응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제안에는 14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개성공단을 북한에 ‘현금을 직접 쏟아 붓는 창구’로 규정하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사용될 추가 자금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개성공단 재개로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거나 비핵화가 촉진된다는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살림살이나 주민들의 삶에 전혀 혜택을 주지 못한 채 김정은의 궁정 경제에 직접 자금을 조달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개방에 시동을 걸 여러 개의 공단이 필요한지도 모른다”며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도 “개성공단 재개가 남북 관계와 평화 프로세스 전반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고, 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한반도 긴장완화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개를 희망했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재개를 북한의 핵동결에 대한 보상으로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동결에 대한 대가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11명,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답변이 14명으로 집계됐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미국은 북한의 동결에 대해 제재의 지렛대를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도 “동결은 상황을 진행시키는 것이고 개선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무엇인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가 ‘무엇인가’에 해당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재개가 비핵화 대화 촉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15명 중에서도 5명은 공단 재개를 동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VOA는 전문가들이 개성공단 재개의 폐해를 주장하면서도 이를 비핵화 협상과 연동하는 데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재개에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공단 재개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과 관련해선 ‘위반이 맞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제재 위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한 14명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노골적인 위반“ ”제재 정신에 위반“ ”최대 압박 정책에 위배“ 등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개성공단을 대북제재 적용 대상으로 인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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