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사과는커녕 생떼 “한국 탓에 일정 망가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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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항의 서한에 ‘적반하장 답변’
“경기 하루 앞당기자 요청해 수용… 경찰 호위도 없어 버스서 2시간”
‘호날두 노쇼’ 의료진 조언 따른것”… 연맹 “후안무치 핑계-변명에 분노”

“유벤투스가 한국 팬을 무시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은 일절 수용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호날두 노쇼’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보낸 항의 서한에 대한 유벤투스의 대답이다. 유벤투스는 1일 연맹과 주최사 더페스타에 동시에 보낸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답변서에서 “우리는 우수한 선수들로 훌륭한 경기를 치렀지만 한국 측 때문에 일정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유벤투스는 “연맹이 경기 날짜를 지난달 27일에서 26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면서 모든 일정이 빡빡해졌고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빠져나가는 데만 1시간 50분이 걸렸으며, 호텔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하는 데도 2시간이 소요됐지만 우리가 요청한 경찰 호위는 없었다”고 답변서에 썼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한국 축구팬들을 분노케 한 ‘호날두 노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외면한 채 “세계적 선수와 재능 있는 신인들을 포함한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섰으며 예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한 명이었다. 한국 일정 48시간 전에 중국 난징에서 경기를 치르며 쌓인 근육 피로 때문에 호날두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팀 의료진의 조언이 있었다”고 해명하는 데 그쳤다.

연맹은 이에 대해 “호날두의 45분 출전 조항이 이번 사태의 핵심인데도 유벤투스는 본질을 벗어난 핑계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후안무치한 태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연맹은 “처음부터 리그 일정으로 인해 27일 경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26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은 유벤투스”라고 반박했다. 인천공항 입국 시간이 길었다는 유벤투스의 변명에 대해서도 지난달 31일자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해 “선수단 전원 입국심사에 26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했다. 교통체증에 대해서는 “오후 6시 30분까지 유벤투스가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고 통보했지만 유벤투스가 늑장 출발했다”고 주장했다.

유벤투스가 지난달 31일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도 논란을 증폭시켰다. 구단은 이탈리아어로 올린 글에 ‘서울에 제때 도착했다(puntualmente arrivato a Seul)’고 표현했지만 영문 홈페이지에는 ‘최종적으로 서울에 도착(final stop in Seoul)’이라고 달리 표현했다. 자국에서 유리한 여론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도착 시점을 왜곡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연맹은 1일 더페스타에 위약금 청구 관련 내용증명 서류를 보냈다. 위약금 액수는 2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정윤철 기자
김승민 인턴기자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주재용 인턴기자 한동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유벤투스#호날두 노쇼#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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