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3할 타자’ 장효조 삼성 2군 감독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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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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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50km로 날아오는 공을 방망이로 가뿐히 되돌려 보내던 그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병마에는 손을 쓰지 못했다. 상대를 압도했던 사자(獅子)의 눈은 영면을 위해 조용히 감겼다.

'영원한 3할 타자'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이 7일 하늘로 떠났다. 향년 55세. 대구상고(현 상원고)와 한양대를 거쳐 실업 롯데에서 활약했던 고인은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한국의 첫 우승을 이끈 뒤 이듬해 프로야구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하자마자 타율 0.369로 타격왕을 차지했고 1985년(0.373), 1986년(0.329), 1987년(0.387) 등 4차례나 타격 1위에 오르며 '타격 천재' '타격의 달인'으로 불렸다. '방망이를 거꾸로 쥐어도 3할은 때린다'는 말은 그를 위한 것이었다. 고인이 남긴 통산 타율 0.331은 한국 프로야구 불멸의 기록으로 통한다. 지난해 삼성에서 은퇴한 양준혁이 갖고 있는 역대 2위 기록은 0.316이다.

1988년 시즌이 끝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된 고인은 1992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뒤 타격 코치로 롯데와 삼성에서 후배들을 키웠다. 이후 삼성에서 스카우트로 활약했던 그는 2009년 삼성 2군을 맡아 현장으로 돌아왔다.

고인은 7월 올스타 휴식기 즈음 갑자기 살이 빠져 검진을 받았고 위암과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7월 23일 올스타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30년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 10으로 등장해 팬들의 갈채를 받은 게 그의 공개석상 마지막 모습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그 뒤로 집이 있는 부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문병을 가겠다고 해도 수척해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지 끝까지 찾아오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젊은 선수들이 동요할 수 있다며 병명을 알리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는 그렇게 죽음을 준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경화 씨, 아들 의태 씨(선교사)가 있다. 빈소는 부산 동아대 병원 장례식장 5호. 발인은 9일 오전 9시. 051-256-7015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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