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F1 무대 뒤 자동차社 자존심 대결… 르노 쾌재 불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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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위에 엔진 공급

‘지상 최고의 레이스’ 포뮬러원(F1)의 경쟁은 경기장 밖에서도 치열하다. 12∼14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린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의 무대 뒤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대결이 벌어졌다.

○ 영암 F1, 르노가 웃다

극한의 스피드로 달리는 F1 머신은 최첨단 자동차 기술을 담고 있다. 결선은 최고 시속 320km로 약 100분 동안 300여 km를 달린다. 탄소섬유로 제작하는 브레이크 디스크의 온도는 최고 1000도까지 올라간다. 기어박스는 레이싱 중 적어도 2000번의 빠른 변속을 견뎌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품은 역시 엔진이다. 현재 F1 엔진을 공급하는 자동차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페라리, 코스워스 등 4개 업체. 이들 업체에 자신들이 공급한 엔진을 달고 달리는 팀의 순위는 초유의 관심사다.

14일 열린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에서 레드불레이싱팀의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과 마크 웨버(36·호주)가 1, 2위를 휩쓸자 이 팀에 엔진을 공급하는 르노 관계자들은 쾌재를 불렀다. 총 12개 F1 팀 중 가장 많은 4개 팀이 르노 엔진을 쓴다.

3개 팀에 엔진을 공급하는 벤츠에는 불운이 닥쳤다. 벤츠 엔진을 사용한 맥라렌의 젠슨 버튼(32·영국)과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베르크(27·독일)가 첫 바퀴부터 사고에 휘말려 경기를 중단한 것. 역시 3개 팀에 엔진을 공급하는 페라리는 페르난도 알론소(31·스페인)가 3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한때 미국 포드자동차의 자회사였던 코스워스는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F1 엔진의 개발비는 많게는 1000억 원에 달한다.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F1 참가 업체 사이에서 개발비 상한선을 정하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비용이 높다 보니 직접 엔진을 만들지 않는 팀이 많다. F1팀 맥라렌과 로터스는 어엿한 자동차회사지만 엔진은 타사로부터 공급받는다.

○ 타이어·정유업계도 신경전

F1 경기가 끝나면 청소차가 트랙을 돌며 차체와 타이어의 파편을 회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타이어 공급업체는 이 과정을 긴장하며 감시한다. 작은 조각이라도 경쟁업체에 넘어가면 성분 분석을 통해 고무 배합 기술이 유출될 수 있어서다.

F1 머신은 모두 한 업체가 생산하는 동일한 타이어를 쓴다. 공식 공급업체의 지위를 따내기 위한 타이어업체의 경쟁은 치열하다. F1용 타이어를 공급한다는 자체가 곧 기술력을 인정받는 증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브리지스톤의 뒤를 이어 피렐리가 F1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일부 F1 드라이버들은 피렐리 타이어가 ‘성능이 균일하지 못하고 불안정하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메르세데스팀의 미하엘 슈마허(43·독일)가 “마치 날달걀 위를 달리는 것 같다”고 혹평했을 정도다.

정유업계의 기술 경쟁도 불꽃이 튄다. 셸석유가 페라리, 토탈이 레드불과 로터스를 후원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옥탄가 등의 규제를 맞추며 머신이 최상의 성능을 내도록 휘발유의 성분을 조정하는 데 기술력을 집중한다. 셸은 페라리와 F1 첫 회인 1950년부터 62년에 걸쳐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페라리의 F1 경기가 있을 때면 석유공학 박사학위를 가진 과학자들을 파견해 지원할 정도다. 경기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합성엔진오일은 페트로나스, 모빌원, 캐스트롤 등이 공급한다.

영암=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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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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