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명소엔 돗자리 빼곡…상춘객 쏟아질 ‘주말 방역’ 어쩌나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3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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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뒤편 여의서로 벚꽃길을 걷고 있다. © News1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뒤편 여의서로 벚꽃길을 걷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국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등 외부활동 자제를 권고했고, 벚꽃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됐으나 상춘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날이 따듯해지자 한강이나 공원 등지에 나온 나들이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지난 주말 서울 시내 명소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난 강모씨(34)는 “지난 주말 오후 한강공원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좋은 자리에는 돗자리가 이미 다 펴져 있었다”며 “한동안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밖에 돌아다닐 사람은 다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줄어들었던 각종 ‘오프라인’ 모임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동호회 모임 애플리케이션(앱)인 ‘소모임’을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각종 모임 관련 공지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다만 최근 입국한 유학생들의 코로나19 확진이 늘어난 탓에 유학생 관련 모임들은 새로운 회원을 받지 않는 수준의 최소한의 조처를 하고 있다.

한 유학생 모임을 운영하는 A씨(31)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프라인 번개 모임 자제를 공지로 내린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며 “최근 입국한 해외 유학생 중 확진 사례가 있어서 신입 회원은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만62명으로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74일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또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진자 증가 추세가 꺾였을 뿐 사태가 종결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외부활동이 반복되면 집단감염 발생 확률이 커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발성으로 외출한다거나 여러 사람이 모인다고 해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곳에 환자가 유입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행사나 모임이 반복되면 위험이 증가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수준의 방역과 거리두기가 유지되면 바이러스의 힘이 약해지는 여름 무렵 소강상태로 갈 가능성이 있지만 느슨해지면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부활동을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길을 완전히 막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완벽히 해야 한다”며 “모임 활동을 하면 술을 마시게 되고,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다가 침이 튈 수 있는 등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벚꽃 축제가 취소되는 것은 물론 상춘객들의 방문을 막기 위한 거리 폐쇄 조처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 폐쇄되며, 여의서로 주변과 국회 여의서로 일대 한강공원 진·출입로 15개소도 통제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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