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돼지 28만 마리 덫으로 지키라구요?” 멧돼지 총기포획 불허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7시 08분


코멘트

포천 등 완충지역 지자체들 "총기 포획 없이 멧돼지 못 막아"
환경부 "지자체 총기 포획 허용 건의 많아 검토 중…조만간 결정"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한 야생멧돼지 소탕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완충지역으로 설정된 경기북부 ASF 미발생 지역에서 총기를 이용한 멧돼지 포획이 금지되면서 관련 지자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완충지역에 포함된 경기 포천시는 돼지 28만여 마리를 키우는 경기북부 최대 양돈지역이다.

15일 환경부와 경기도,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접경지역 야생멧돼지에서 잇달아 ASF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ASF 감염 위험이 있는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이날 민통선 일부 구역과 완충지역 밖 경계지역을 중심으로 야생멧돼지 총기 포획을 시작했다.

포획에는 지자체와 계약된 민간엽사가 대거 투입되며, 일부 군 병력도 동원돼 멧돼지를 사살한 후 사체를 수거할 예정이다.

그러나 ASF 발생지역인 파주시와 연천군 외에 ASF 확산 저지를 위해 완충지역으로 설정된 양주와 동두천, 포천 등 ASF 미발생 지역에서도 총기 포획이 금지되면서 이들 지역 양돈농가들이 고스란히 ASF 감염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

환경부는 총기 사용시 멧돼지가 흘린 피로 인한 2차 오염 우려가 있고, 총소리에 놀란 멧돼지의 행동반경이 넓어져 ASF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포획틀과 덫 사용만 허용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완충지역 야생멧돼지에서는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없는 만큼 이번 총기 포획 금지 조치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포천지역은 경기북부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현재까지 ASF로 살처분 또는 수매된 돼지 수와 맞먹는 28만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어 ASF 바이러스 유입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포천지역이 뚫리면 인근 양주나 동두천, 남양주까지 뚫리게 된다”며 “파주시와 연천군 등 주변 시·군에서 ASF 확진이 나온 상황인 만큼 총기 포획을 허용해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고 방어할 필요가 있는데 중앙에서는 매뉴얼만 고집하고 있으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경기도까지 나서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등에 발생지역과 완충지역에서의 야생멧돼지 총기 포획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발생지역과 완충지역에서는 포획틀과 덫을 이용하라고 하는데 멧돼지들은 워낙 예민해서 새끼멧돼지가 아니면 잘 걸려들지 않는다”며 “완충지역이 그대로 ASF 감염 위험에 노출된 만큼 총기 포획을 허용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으나 아직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 관계자는 “발생지역은 ASF 확진지역과 인접하다 보니 안정화 원칙에 의해 총기 포획을 금지한 것”이라며 “완충지역에 대해서는 1차 차단지역에 대해 먼저 포획을 완료한 뒤 점점 차단선을 북쪽으로 올려나갈 계획이었으나, 지자체에서 총기 포획을 허용해달라는 건의가 많아 현재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