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옥시 영국본사도 가습기살균제 독성 무마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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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8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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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박동석 옥시 RB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2019.8.28/뉴스1 © News1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박동석 옥시 RB 대표이사가 답변하고 있다. 2019.8.28/뉴스1 © News1
가습기살균제 참사에서 최대 피해자를 발생시킨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도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옥시에서는 한국 측 임원이었던 신현우 전 대표가 지난해 1월25일 징역 6년이 확정됐고, 피해자 414명에 대해서는 배상을 진행 중이나 영국 본사 측에서는 책임을 방치하고 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27일에 이어 28일 오전 9시30분 서울 시청 다목적홀에서 진행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2016년 4월 당시 검찰 진술서 중 일부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위원장은 “2008년 한국의 방송국에서 가습기살균제 안전성을 취재하겠다고 요청했으나 당시 옥시 한국지사의 마케팅 디렉터였던 거라브 제인은 ‘현재 formula(포뮬러)에 대한 인체 안전성 자료는 없다’는 메일을 회신했다”며 “거라브 제인은 가습기사태가 난 이후에도 조직적 은폐하려는 데 관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거라브 제인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옥시레킷벤키저의 한국지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특조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거라브 제인 당시 옥시 한국지사 대표이사는 2011년 10월21일 조모 교수에게 ‘우리 제품을 사용한 특정소비자들에게 발생한 폐질환에 다른 원인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 밝혀야 함’, ‘우리 제품이 인간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작전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계약서를 보냈다.

또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을 인지했다는 점도 청문회 자리에서 공개됐다. 특조위는 2015년에 옥시 직원이 검찰에 진술한 조서 중 ‘대부분의 자료를 호주에 있는 global R&D로 보냈다. 원료자료, 처방전, 제조방법, 원료 등 각 제품에 히스토리가 있으면 준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최 부위원장은 박동석 대표이사에게 ”옥시가 다국적기업인데 정작 사장도 지내고 전문가이던 핵심라인 외국인에 대해서는 처벌이 안되고 수사가 안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추궁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거라브 제인은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중인 상태다. 거라브 제인은 2016년에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으며 2018년 인도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을 때도 거부된 바 있다.

’옥시 전 대표이사 거라브 제인이 인터폴에 적색수배 상태인데 영국 본사에서는 어떤 입장인가‘라는 최 부위원장의 질문에 박동석 대표이사는 ”영국본사에서 거라브 제인의 출석을 권유하거나 출석하지 않기를 권유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 형사사건이라고 보고 있다“고 대답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최 부위원장은 ”옥시는 2016년에는 (불출석해) 국회를 우롱하고 지금은 특조위를 우롱하고 있다“고 본사 측 증인들이 나오지 않았음을 규탄했다.

반면 박동석 대표이사는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한국의 정부 시스템과 아직까지 배상을 하지 않은 타 기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대표이사는 ”안타깝고 참담했고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살펴봤다“며 ”1994년 유공, 지금의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를 최초로 개발하고 제조했을 때, 또 1996년 옥시가 유사제품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정부에서 안전한 기준을 만들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더라면 과연 이런 참사가 났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16년에 저희 회사가 늦었지만 배상절차에 들어갔을 때 정부기관이나 원료물질 책임이 있는 SK케미칼이나 관련기업들이 이때라도 진정성있게 공동으로 배상노력을 했다면 지금처럼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시는 그간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 손상의 인과관계를 높다고 인정한 1~2단계 피해자에게 지난 3월 기준, 총 2300여억원 규모를 배상했다. SK케미칼과 애경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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