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건’ 피해자 유족 “고인 유해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30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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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100일 다되도록 수색 진전 없자 끝내 시신없는 장례식
피해자 동생 “입관까지 머리카락 날아갈까 품안에 꼭 쥐어”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해자 고(故) 강모(36)씨 유족 측이 사건이 발생한 지 100일이 다되도록 강씨의 시신을 찾지 못하자 결국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시신 없이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의 전 남편인 고 강모씨 동생은 30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학교 선·후배와 지인, 고향 분들까지 많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며 “참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를 수 있었고 우리 유족들은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든 시신 일부라도 발견되면 화장해 봉안할 수 있도록 봉안탑을 제작했다”며 “고인의 유해가 유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호소했다.

동생은 “고인이 사망한 지 100일이 다 되어도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해 늘 죄스러운 마음이었다”며 “개인적인 욕심에는 시신의 일부라도 수습돼 제대로 장례를 치르고 싶었지만 매일 밤 눈물을 훔치는 부모의 얼굴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임 동부경찰서장이 고인의 장례를 치르더라도 시신 수색에 기한을 두지 않고 협조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믿고 장례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유족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제주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강씨에 대한 장례절차를 진행했다.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해 유족 측은 자택에서 찾은 피해자의 머리카락 8가닥과 양복 한 벌을 갖고 장례절차를 진행했다. 앞서 유족은 평소 피해자가 쓰던 모자에서 머리카락을 찾았다.

‘고유정 사건’을 담당한 제주 동부경찰서 장원석 서장도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장 서장은 사건 당시 서장이었던 박기남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 후임으로 동부경찰서장을 맡고 있다.

유족은 장례식 마지막 날 피해자 머리카락과 영정사진을 함께 운구해 고향과 제주대 연구실 등을 돌아보고 봉안 장소인 사찰로 이동했다.

유족은 9월1일부터 이틀간 100일제를 지낸 뒤 불교식 화장을 진행해 봉안탑에 안치한다. 유족 측은 봉안탑을 개폐식으로 정해 추후 시신 일부가 발견되면 화장해 봉안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6월부터 피해자의 시신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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