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나 연쇄살인 혐의 받을까’ 확바뀐 고유정의 진술 태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0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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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경찰 조사서 적극적 진술 태도
범죄심리전문가 "고유정 눈물, 다른 목적 있어보여"
경찰, 4차 대면조사 후 고씨와 현 남편 대질조사 예정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진술 거부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고유정(36·구속)이 ‘의붓아들 의문사’ 의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자기변호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 남편이 사건 당일 수면제 성분을 넣은 ‘카레라이스’를 먹었다는 혐의와 함께 숨진 의붓아들도 죽기 전날 ‘카레라이스’를 먹었다는 현 남편의 진술이 나오면서 고유정이 연쇄살인 혐의를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관련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때로는 많은 눈물을 보이며 적극적인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제주교도소에서 진행된 3차례의 조사에서 ‘억울함’을 강조하며 의붓아들 살해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의 현 남편 A(37)씨의 아들 B(4)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아파트 작은방 침대에서 A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졌다.

당시 경찰은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소견을 토대로 B군 사망을 단순 변사로 종결하는 듯 했다.

그러나 약 3개월 뒤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한 사건에 휘말리자 경찰은 의붓아들의 질식사에 의문점이 많다며 A씨와 고유정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후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고유정은 경찰 프로파일러가 의붓아들 이야기를 꺼내면 몸을 움찔하며 “사건 종결이 안 됐냐”고 물으며 과민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카레라이스 등 의붓아들 죽음과 전남편 살인 사건에서 전체적인 것들이 연결돼 있어 보인다”며 “고유정은 이런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눈물을 보이는 등 적극적인 자기 변호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쇄살인 혐의까지 덧씌워진다면 전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논리마저 깨지게 되는 것이다”면서 “현 남편의 의붓아들 건에 대해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방어를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의붓아들 죽음마저 자신의 혐의로 굳어지면 형벌에 있어서 굉장히 중대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인 방어전략을 고유정이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물을 흘리는 이유도 억울함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봤다. 공 교수는 “고유정이 눈물을 흘린다고 해서 그것이 진실이 왜곡돼서라기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자신의 혐의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그런 행동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경찰은 이날 제주교도소에서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 피고소인 신분인 고씨를 상대로 막바지 수사에 나선다. 경찰은 이날 조사가 끝나는대로 고씨와 현 남편 A와의 대질조사도 일정도 조율해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지난 1일 구속기소된 고씨는 오는 15일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전 남편 살인 사건에 대한 재판에 돌입한다. 고씨의 변호를 맡기로 했던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 측은 지나친 관심이 집중되자 지난 8일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고씨가 공판기일 전까지 변호인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 형사소송법상 국선변호인이 사건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유정에게 살해 당한 전 남편의 고향 주민들은 지난 9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고유정에 대한 사형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후 제주지법을 출발해 제주시청을 거쳐 제주 둥부경찰서 정문까지 행진하며 도민들에게 고씨의 엄정 처벌을 호소했다. 주민 70여명은 동부서 정문 앞에서 경찰 부실 수사 의혹에 대해 항의하는 촛불집회도 진행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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