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입개편 회의 비공개 방침…‘수능 최저기준’ 강화 카드 꺼낼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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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4일 복귀 후에도 비공개 회의…"공개 난감"
교육계 "졸속" 비판하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 예측 제시

교육부가 당분간 대학입시 개편과 관련한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부터 평가방식까지 교육부가 어떤 수준의 대입개편안을 내놓을지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 태국 방문 일정을 수행을 마치고 복귀하는 4일 대입 개편 관련 본격적인 회의를 연다.

교육부는 2일 박백범 차관을 중심으로 대입제도 개편 관련 비공개 내부회의를 이미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동남아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당정청 관계자들에게 “대입제도 전반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다음날이다.

4일 유 부총리가 주재할 회의도 대학협의체나 교육청 등 외부기관 관계자 참여 없이 내부 회의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외부에는 대입개편 시기와 방향, 범주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는 분위기다. 대외 공개를 위해서는 교육부가 국민 앞에 공개할 초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 논의 초기 단계라는 이유에서다. 회의 결과를 공개할 지 여부도 미정이다.

교육부는 대신 3일 설명자료를 통해 “대통령 지시로 대입제도 검토에 착수한 것이 아니며, 대통령 지시 전 이미 교육부 내 토론회를 실시하고,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시가 실제 ‘정시 확대’를 염두한 지시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교육계에서도 견해가 분분한 상태다. 다만 단순히 학종의 공정성 제고 또는 기재방식을 바꾸는 방안보다는 수시·정시 비중 등 구조적 개편에 무게가 쏠린다.

실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법적으로 확정된 2022학년도 이후의 대입 개편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학종 반영 비율 조정을 개편의 한 방향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안 중 하나로 알고 있다”며 “저출산에 따라 지방대학이 많이 소멸돼가고 있는 문제 등 전반적 문제를 포함한 전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발언 취지에 대해서는 “대통령 취임 이후 한두 차례 대학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잘 고쳐지지 않아서 다시 한 번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19년 교육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교육계 공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내신과 학생부 공정성과 관련해 “도대체 그것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공정성을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수시도 워낙 전형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는 깜깜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여러 예측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수시모집에서 학종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 교과 전형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다. 2022년에는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70 : 30이지만 정시 비중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자기소개서 폐지 여부 또는 동아리·수상실적 기재 폐지 가능성에 대한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의 여론처럼 정시모집을 50% 이상 확대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교육부가 2025년 전면 도입할 고교학점제와 함께 추진 중신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와 전면 배치되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 도입 계획과 ‘수시 대세’라는 기존 구도를 유지한다면 교육부가 검토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시모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학교가 제시한 수능 최저등급을 얻지 못하면 탈락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최근 수년간 수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2022 대입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정시를 확대하자는 요구가 높아지자 대학 자율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2025년 고교학점제와 함께 내신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면 2024~2025학년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강화 방안은 추후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으며 대입 객관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일부 충족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이 경우 대학들이 변별력을 위해 논술 등 대학별 고사 부활을 요구할 수 있다는 맹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밖에도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서술이 아닌 등급제로 바꾸는 수준부터 근본적인 대학 서열을 깨기 위한 대입 평준화 방안까지 다양한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부가 쥔 카드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변동이 큰 대입개편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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