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F-16 전투기 판매 승인…미중관계 더 악화될 듯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1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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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무역협상, 홍콩 문제 등 얽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F-16 전투기 66대의 판매를 공식 승인한 데 대해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가 대만에 대한 80억달러 규모 F-16 판매 방안을 승인했다고 의회에 알렸다고 밝혔다. DSCA가 공개한 판매 계획 내역을 보면 66대의 F-16C/D 및 관련 장비가 포함된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이런 판매를 강행하기로 한 건 중국을 격분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판매는 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판매에 찬성하고 있다. 양당 의원들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으로 인해 대만과의 무기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해왔다.

공화당 소속인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에서 “이 전투기들은 중국으로부터 증가하는 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의 주권 영공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당)도 이번 판매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헌신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과 해당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번 공식발표에 앞서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대만에 전투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CNN에 전했다. 이 중 일부 인사는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승인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만큼 이번 승인을 놓고 고민이 깊었다는 의미다.

대만의 무기 구매는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문제 중 하나다. 대만을 포함한 ‘하나의 중국’ 기조를 거스르는 일이라서다.

무역협상과 홍콩의 반중 시위 문제를 두고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는 와중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

미중은 9월 중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전향적인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 시위는 12주차에 접어들었다.

F-16 전투기는 중국과 대만을 가르는 좁은 대만해협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할 잠재적인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점에서 중국을 특히 불쾌하게 한다고 CNN은 전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정부의 발표 이후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 영토, 안보 이익에 관한 문제라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무기 판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CNN은 2010년 이후 미국이 발표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규모는 총 150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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