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화웨이에 발목 잡힌 미중 무역협상…美 장기전 감내”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8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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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약속했지만 행정부가 어떻게 이를 이행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거래제한기업으로 지정돼 미국산 첨단 기술과 부품 수입이 차단된 상태로 중국은 무역협상 재개 조건 중 하나로 화웨이 제재 해제를 내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지 결정하는 동안 무역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 두 정상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양측 협상팀의 회동은 일정도 잡히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협상팀이 지난주 전화로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주 또다시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안보 우려를 촉발시키거나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화웨이에 어떤 반도체칩과 다른 부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화웨이 장비가 보안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무부는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을 경우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칩이나 다른 상품 또는 서비스를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면허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언론의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WSJ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최근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는 미 기업들을 향해 제재 면제를 신청하라고 권유했다고 보도했지만 재무부는 이를 부인했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완화 움직임은 강경파의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16일 미국 상하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단독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당한 안보 우려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이 우려하는 관세까지 갈길이 멀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16일 국무회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도 장기전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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