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근과 채찍으로 ‘미국 길들이기’하고 있다 ”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1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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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사용하며 셰익스피어의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처럼 남한과 미국을 길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인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북한이 위협과 완화를 반복, 미국과 한국을 조금씩 심리적으로 무장해제시키면서, 작은 자잘한 도발을 통해 자신들의 군사적 위협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이 교수가 기고한 글에 따르면 최근 북한이 북미 실무회담이 결렬된 후 ‘역겨운’ 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무례하게 말한 것이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는 심리적 조작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썼다.

이 교수는 북한이 수십 년 동안 ‘당근과 채찍 전략’을 썼다면서 이 같은 도발, 완화, 협상, 양보를 얻어내는 과정을 통해 미국과 남한 모두를 조금씩 무장해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한국과 미국의 정부 내 지성인들이 한반도 통일이라는 최대 목표를 추구하지 않고 북한과 공존하겠다는 ‘현실도피적인 환상’을 갖고, 핵을 가진 북한과 함께 살아보려는 것으로 목표를 뒤로 물리고 있다고 보았다.

이 교수는 북한과 미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화기애애하게 회동했으면서도 그후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 또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것들을 ‘길들이기’ 전략의 예로 들었다.

또 남한이나 미국 측과는 달리 북한은 민족통일이라는 자신들의 목표를 여전히 벼리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북한은 1953년 7월27일 유엔, 중국, 북한 대표들이 한국전쟁 휴전 협정에 서명했던 이 날을 북한 헌법이 ‘최고 국가적 과제’로 규정한 민족통일이라는 혁명적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체제보전을 위해 미래의 위협을 제거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날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북한이 해온 “미국의 지원을 받은 남한이 전쟁을 일으켰고, 북한이 궁극적으로 침략자들을 제압했다는 주장은 단순한 선전이 아니다”면서 “그 이야기는 북한의 존재이유와 그 미완성된 궁극적인 과업을 뒷받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 8월말 이후 10발의 추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 등의 심리조작을 통해 북한이 이 목표로 중대한 도약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낮은 단계의 도발은 다가올 평화에 대한 더 큰 위협을 예고한다”고 경고하면서 국지적으로만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한편 평화 회담의 가능성도 줄임으로써, 그 결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작은 위협쯤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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