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부차관보 “대북 관련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5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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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노 클링크 국방부 차관보
하이노 클링크 국방부 차관보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4일(현지 시간) 북한의 잇단 대미 위협 발언에 대해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어리석음을 범한다면 매우 강한 응징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무부의 대북정책 주도권이 국방부 등 다른 부처로 바뀔 가능성도 언급했다.

클링크 부차관보는 이날 한미동맹재단이 워싱턴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북한도 이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필요하다면 북한에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며 “군사력은 억지력(deterrent)이자 안정화군(stabilizing force)으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를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한다면 ‘신속한 상응행동’을 하겠다며 반발했다. 북한이 북-미 핵협상의 시한으로 주장한 연말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를 뚫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양 측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클링크 부차관보는 현재의 북-미 관계와 관련된 국방부의 역할에 대해 “국방부는 국무부 외교관들이 일(협상)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북한의 도발적 발언이나 미사일 시험발사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자제력을 보여 왔다는 것. 그러나 그는 곧이어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다른 어떤 것으로 전환될지도 모를 시점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경우 외교에 방점을 둔 국무부 대신 군사력을 앞세운 국방부가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때가 올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이날 오전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조건부 연기’ 결정에 대해 “우리는 이에 고무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를 언급하면서 지소미아의 갱신(renew) 대신 유지(maintain)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앞서 국무부가 한국 정부의 결정과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갱신’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지소미아 연장을 기정사실화하며 한국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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