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오늘도 ‘준전시’ 상황…금융가에선 넥타이부대 동조시위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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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학 캠퍼스 안으로 최루탄 발사
학생들, 나무 잘라 바리케이드 설치
캐리 람 "홍콩 마비시키는 행동은 이기적"


점차 격화하고 있는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12일 홍콩 지하철과 도로, 도심 곳곳이 마비됐다. 경찰은 대학 캠퍼스 안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강제 진압에 나서 등준 전시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주요 지하철 역과 도로에 돌, 가솔린 폭탄, 바리케이드 등을 던지며 교통 방해 시위를 이틀째 이어갔다. 이로 인해 몽콕, 사이완호, 퉁충, 카이펑 등 주요 역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출근길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사틴역에선 수십 명의 승객이 선로 중간에서 내려 역까지 걸어야 했다. 고령의 승객은 산소 마스크를 쓰고 부축을 받기도 했다. 홍콩지하철(MTR) 측은 “움직이는 열차나 선로에 물건을 던지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시위대가 전날 저녁 앞유리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칠하고 타이어를 구멍 내면서 이날 운행을 하지 못한 버스도 최소 수십대에 달한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대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엔문에서 십여명의 시민은 “우리는 왜 홍콩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없는가”라며 전철 운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문이 닫히지 않도록 했다가 경찰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익명의 홍콩지하철 정비 전문가는 시위대가 공공기물을 파손하더라도 괜찮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내 중심 금융가에서는 점심시간이 되자 수천명의 사무실 직원들 즉 넥타이부대가 ‘플래시몹’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립대학 기숙사 인근에 집결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학생들은 자른 나무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으며 대응했다. 주요 역 등에서 검문을 하면서 승객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학생들은 홍콩대와 중문대 사이 길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과기대 캠퍼스에서는 한 경찰이 여학생을 체포하려다 학생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경찰들로부터 무차별적으로 구타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홍콩을 마비시키려는 급진적인 행태는 지극히 이기적”이라며 “홍콩 각계각층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지키고 폭력과 급진주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람 장관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에서도 시위대를 ‘폭도’라고 맹비난하며 “폭력으로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희망일 뿐이다.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폭도들의 폭력행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날 대부분의 대학과 국제학교는 휴학했고 쇼핑몰들도 문을 열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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