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막아야” 노벨평화상 후보 된 16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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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거부 운동’ 스웨덴 툰베리 화제

1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기후변화 집회에 참석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발언에 앞서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함부르크=AP 뉴시스
1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기후변화 집회에 참석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발언에 앞서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함부르크=AP 뉴시스
어른들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등교 거부 운동’을 시작한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16)가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툰베리가 학교를 빠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 20일 월요일부터. 북유럽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자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서다. 지난해 초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벌어진 뒤 학생들이 수업을 빠지고 총기 규제 시위를 했다는 뉴스를 어렴풋이 기억한 그는 친구들을 설득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홀로 학교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갔다. 그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직접 쓴 피켓을 들었다. 부모가 만류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첫 3주간은 매일, 그 이후엔 매주 금요일 의사당 앞에 섰다.

툰베리의 행동은 곧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해시태그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와 올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연단에도 섰다. 다보스포럼에서 그는 “여러분도 내가 매일 느끼는 공포를 느끼고 행동하길 바란다”며 전 세계 유력인사들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툰베리가 ‘환경 보호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건 그가 앓고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자폐증의 일종이지만 언어와 인지능력은 정상인 질환) 때문이기도 하다. 8세에 기후변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후부터 걱정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말이 없고 학교에서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던 그가 자신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세상 앞에 나서게 됐다. 그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스퍼거 증후군 덕분에 남들과 세상을 다르게 보고 행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또래들에게 기후변화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을 독려하며 “등교 거부는 당신의 선택이다. 그러나 왜 우리가 더는 없을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공부해야 하나. 이것은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사이 동참하는 또래 청소년들이 늘었다. 지난달 15일엔 영국 전역에서, 이달 1일엔 독일 함부르크에서 청소년들의 금요 시위가 열렸다.

툰베리가 홀로 시작한 등교 거부 운동은 15일에는 전 세계 청소년 수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질 예정이다. 그는 14일 트위터에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에 대해 “영광이며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힌 후 “105개국 1659곳에서 집회가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내에선 청소년 단체 ‘청소년기후소송단’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3·15 청소년 기후 행동’ 집회를 연다.

툰베리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이들은 노르웨이 사회당 소속 국회의원 3명이다. 이들은 “기후변화는 전 세계 분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툰베리가 시작한 등교 거부 운동은 평화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툰베리를 포함해 개인 223명, 78개 단체가 추천을 받았다. 앞서 2014년에는 17세의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위은지 wizi@donga.com·구가인 기자
#그레타 툰베리#등교 거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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