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착취 반대 운동 외길… 어린이 8만명 강제노동서 구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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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벨평화상에 말랄라-사티아르티]
60대 인도 인권운동가 사티아르티… 1980년 시민단체 세워 국제활동
강제노역 제품 불매운동 이끌어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씨(60)는 인도의 아동 노동 근절 및 교육권 보장 운동가로 꼽힌다. 인도의 힌두스탄타임스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때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많겠지만 사티아르티 씨는 끈질긴 개혁운동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동 노동이 가난과 실업, 문맹 등 여러 사회 문제를 지속시킨다고 여겨 ‘모두를 위한 교육’을 이루기 위해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공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26세 때인 1980년 인도에서 처음으로 아동 착취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아동구호운동(Bachpan Bachao Andolan·BBA)’을 설립했다. 이 단체는 강제 노동하는 아동이 생산한 제품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소비자 운동을 이끌었고 부모가 진 빚을 갚기 위해 인신매매돼 공장 노동자로 떨어지는 어린이들을 도왔다. 그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8만여 명의 어린이가 강제 노동에서 벗어나 교육 혜택을 받았다.

사티아르티 씨는 ‘아동 친화적 마을(Bal Mitra Gram)’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마을 전체의 인식이 변해야 아동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마을을 변화시켜 어린이가 일터에서 벗어나 학교에 다니도록 하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정부 당국이 그 소리를 듣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14세 이하 모든 어린이가 자유롭고 보편적이며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2001년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뒤 인도의 11개 주에 걸쳐 356개 마을이 아동 친화적 마을로 탈바꿈했다.

사티아르티 씨는 깔개나 카펫 제조 과정에서 불법적 아동 노동을 근절시키기 위해 ‘러그마크(굿위브)’도 설립했다. 이 단체는 유럽과 미국에서 아동 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깔개나 카펫을 제조하는지 모니터링한 뒤 인증마크를 부여해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또 1998년에는 103개국 720만 명, 1만 개 단체가 참여하는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세계인 행진’을 조직했다. 당시 그는 강제 노동에서 구조된 아동 등 1000여 명과 함께 국제노동기구(ILO) 회의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로 행진해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아동 노동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듬해 ILO는 아동을 위험한 직업과 착취에서 보호한다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티아르티 씨는 수상 소식을 들은 뒤 “수백만 어린이의 참상을 인식해 준 노벨위원회에 감사한다. 이번 수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아동 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기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아동착취#노벨평화상#사티아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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