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민주인사 ‘오슬로 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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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식 날 40여명 집결… 류샤오보 지지 횃불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0일 열리는 중국의 반체제 민주화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 박사의 노벨 평화상 수상식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의 민주화운동가가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 중국 당국의 출국금지로 수상자인 류 박사와 그의 가족, 친지가 참석하지 못하지만 그와 중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인사 40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중국의 민주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1989년 6월 4일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사태 이후 처음이다.

참석자 가운데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주물리학자로 미국에 거주하는 팡리즈(方勵之·74) 씨와 ‘신장위구르족의 대모’로도 일컬어지는 레비야 카디르 씨도 참석할 예정이다. 톈안먼 사태 당시 대표적인 학생운동가로 지금은 대만에서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왕단(王丹) 교수는 출국 제한과 강의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운동가인 후핑(胡平), 루징화(盧靜華), 차이추(蔡楚), 쑤샤오캉(蘇曉康) 씨와 대만에 머무르고 있는 위구르족 출신 우얼카이시(吾爾凱西) 씨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팡리즈 씨는 “톈안먼 사태 이후 처음 갖는 이번 모임은 중국의 민주화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와 해외활동 민주화운동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온 인물로 현재는 미 하버드대 연구원으로 있는 양젠리(楊建利) 씨는 “오슬로에 모인 중국 민주화운동가들은 수상식 참관은 물론이고 오슬로 중국대사관 앞에서의 항의 시위, 노벨상 시상 축하 만찬장 앞에서의 횃불시위, 류 박사 및 중국의 정치범과 관련한 세미나 등 일련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이르 루네스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국장은 “중국 당국이 류 박사나 가족, 친척이 수상식에 참석하도록 허락하지 않으면 시상식장 무대에 빈 의자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식에 본인이나 가족 등 수상 자격이 있는 사람이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1936년 이후 처음이다.

한편 5일 홍콩에서는 수감 중인 류 박사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支聯會)’ 등 10여 단체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약 1000명이 참가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류 박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는 미국 뉴욕과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캐나다의 토론토와 밴쿠버에서도 열린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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