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때 ‘지카 바이러스’ 안심해도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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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뎅기열 환자 많아 더 취약
당국 “안전” 강조해도 과학계 의심
美연구진은 예방 가능한 백신 개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제31회 여름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지카 바이러스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안심해도 좋다’는 입장이지만 과학계에선 아직 고개를 가로젓는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로부터 감염되며 발진과 발열, 근육통, 결막염 등을 일으킨다. 특히 임신부가 감염되면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어 우려가 높다.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니엘 소란스 리우데자네이루 보건국장은 최근 지카 바이러스 확진이 거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를 극복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는 주장이 대세다. 소두증이 확인된 브라질 신생아는 6월 말까지 1638명인데 7월 한 달 동안만 111명 늘어났다. 브라질 오즈바우두 크루스 재단 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알려진 ‘이집트숲모기’(사진) 외에 ‘열대집모기’에서도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핵산(RNA)이 발견됐다고 지난달 21일 발표하기도 했다. 열대집모기 역시 지카 바이러스의 잠재적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라질에 뎅기열 환자가 많다는 점도 지카 바이러스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요인이다.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은 지카 바이러스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태국의 공동연구진이 ‘네이처 면역학’ 6월 23일 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이 갖고 있는 항체는 ‘트로이 목마’처럼 지카 바이러스에 붙은 뒤 지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돕는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브라질 뎅기열 발생 빈도는 꾸준히 증가했다. 남아메리카 대륙 뎅기열 환자의 70%가 브라질에서 발생한다.

에드바르드 마사드 브라질 상파울루대 교수는 “지카 바이러스는 10만 명에 3, 4명 정도의 소수만 감염된다”면서도 “아직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이번 올림픽을 넘기면 지카 바이러스도 인간의 통제 범위 안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댄 바로크 미국 하버드대 교수팀은 지카 바이러스 예방이 가능한 ‘백신’을 개발하고 원숭이 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해 5일 자 ‘사이언스’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원숭이 16마리에게 자체 개발한 3종류의 백신을 주사한 후 4주간 관찰한 끝에 백신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효능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연구진은 올해 6월 29일에도 과학저널 ‘네이처’에 생쥐 실험을 통해 백신을 개발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진영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선임연구원은 “쥐는 전염병 관련 연구에서 일차적으로 사용되지만 인간과는 차이가 크다”며 “인간과 면역학적으로 90% 이상 유사한 영장류 실험에 성공한 것은 지카 바이러스 백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지카 바이러스#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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