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큰 소액주주 마음 돌려라” 막판 설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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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주총 이틀 앞으로

삼성물산이 합병 주주총회를 이틀 앞두고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막바지 스퍼트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가 등락폭이 유독 컸던 종목이다 보니 소액주주마다 사들인 시점이나 액수에 따라 입장이 제각기 다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2010년 7월 4만9700원을 기록했던 삼성물산 주가는 1년 만인 2011년 7월 두 배에 가까운 9만2500원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 만에 다시 6만 원대로 떨어졌다. 2012년 1월 8만 원을 끝으로 5만∼6만 원 선을 오가던 주가는 합병 발표 직전인 올해 5월 22일 5만5300원(종가)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개인주주들은 삼성물산 주식을 5만 원대에 많이 샀고, 7만 원 이상으로 올라갔을 때는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난다.

2010년 7월 1일부터 올해 7월 13일까지 삼성물산 주식의 가격(종가 기준) 구간대별 개인 순매수(순매도) 현황을 분석해보면 개인주주들은 삼성물산 주식을 5만∼5만9900원일 때 407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7만∼7만9900원일 때와 8만 원 이상일 때는 각각 6650억 원, 4346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재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주주들 중 7만 원 이상에서 주식을 사들인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그러나 8만∼9만 원일 때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불만이 가장 크기 때문에 위임장 확보 작업에 나선 삼성물산 직원들은 이들에게 합병 이후 회사의 비전과 가능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백 주 단위를 가진 주주들 중에는 삼성물산으로 먼저 연락해 위임장을 넘기는 경우가 많은 반면 수천 주 이상을 갖고 있는 고액 투자자들 중에는 재산권을 침해당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설득 작업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 인터넷 카페’ 회원들은 합병에 찬성 결정을 내린 국민연금에 항의 성명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문과 방송, 포털 사이트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 뒤로 하루 만에 수천 통의 소액주주 전화가 걸려왔다”며 “장기 투자자와 단기 투자자 모두 납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병의 명분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합병이 무산돼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일반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입고 헤지펀드는 오히려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교보증권은 14일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는 주식 공매도 및 주식 선물매도를 통한 이익 확정을 해뒀을 수 있다”며 “결국 합병 무산 시 주가하락 피해는 일반 주주에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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