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소송서 패소한 엘리엇, 궁지 몰려 ‘위헌’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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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자사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한 항고심이 14일 서울고법 민사40부(수석부장판사 이태종) 심리로 열렸다. 엘리엇의 국내 법률 대리인은 법무법인(로펌) 넥서스다. 1심 재판부가 엘리엇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자, 엘리엇 측은 이날 삼성물산과 KCC간 자사주 매매 계약에 대해 “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에 위반돼 무효”라는 주장을 펼쳤다.

넥서스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첫째 사위인 최영익(52·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금융 전문 ‘부띠끄 로펌’이다. 대구 출신인 최 대표 변호사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고 2000년 김앤장에서 같이 나온 변호사들과 법무법인 우일을 만들었다. 그는 2004년 삼성물산을 상대로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의 법률 자문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넥서스에 대해 “사실상 최영익 변호사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로펌”이라며 “외국 자본이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을 공격할 때 국내 대형 로펌을 이용하기 어려워 사용하는 곳”이라는 평가를 했다.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으로 국무총리 후보에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넥서스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김 전 소장의 장남 김현중 미국 변호사도 같이 일하고 있다.

엘리엇은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총회 대리인으로 중소 로펌인 루츠알레를 선임했다. 컨설팅회사인 리앤모로우도 엘리엇을 돕고 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대리인으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안진회계법인) 회계사를 허위 공시한 혐의를 받는 엘리엇을 수사하며 대리인 리앤모로우 경영진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13일 심리한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항고심과 이날 심리의 결론을 모두 삼성물산 주총 전날인 16일까지 내놓기로 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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