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차관 “박연차 베트남 사업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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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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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법, 비즈니스는 비즈니스”… 파장 우려해 사전 공개한 듯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베트남 사업을 도와줬다. 일각에서는 (범법자라고) 구설수를 걱정했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국내 대기업 오너들 다 한 번씩 법을 어긴 범죄자다. 법은 법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사진)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해외사업을 도와줬다고 스스로 밝혔다. 11일 지경부 출입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다. 훗날 스캔들이나 유착 의혹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사전에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차관은 이날 인사말에서 “한 가지 비화를 공개하겠다”며 지난해 12월 베트남 출장 때 태광실업에 도움을 준 사연을 소개했다. 먼저 박 차관은 베트남에서 태광실업과 박 전 회장에 대한 평가가 아주 좋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태광실업은 현지에서 나이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운영하며 4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며 “베트남 최고 기업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그러나 지난 사건(박연차 게이트)으로 태광실업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추진하던 45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화력발전소 수주 논의가 중단됐는데, 작년 초에 박 전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지난해 3월에서야 겨우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것.

박 차관은 “마침 내가 출장 중일 때 태광실업과 베트남 정부와의 POA(본계약 전 계약) 행사가 있었는데 베트남 쪽에서 한국 대표단이 온다고 하니까 대표단 입회하에 POA를 맺기를 원했다”며 “거절하면 한국 정부가 (태광실업의 프로젝트를) 인정하지 않는 셈이 되는 상황이라 참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밑에선 (구설수를 우려해) 좀 꺼렸지만 내가 대표단에 가자고 해서 갔다”며 “사업성 있는 프로젝트란 판단에서 국익을 위해 접촉했고 결국 잘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언론들이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난 비즈니스와 법 같은 문제는 따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참고로 박 전 회장과 따로 만난 적도, 커피 한잔 마신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태광실업 베트남 현지법인 대표인 김기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옛날부터 좀 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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