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수사’ 칼자루 쥔 검찰, 의원 111명 총선 운명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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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0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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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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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에서 벌어진 의원들 간 몸싸움, 이른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칼자루는 검찰이 쥐게 됐다. 내년 총선을 불과 반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는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고소·고발된 18건 전체를 검찰 수사지휘에 따라 10일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수사를 진행해 온 경찰은 1.4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국회 폐쇄회로(CC)TV 와 방송사 취재영상 등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이번 사건 수사에 공을 들여왔지만 수사를 마무리짓지 못한 채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이는 검찰의 수사지휘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경찰 출석 불응 등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경찰 선에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수사 마무리 여부와 관계없이 이날까지 송치할 것을 지휘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검찰과 경찰 모두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측도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검찰 역시 빠르게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물증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영상 분석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사건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검찰은 경찰에게 넘겨받은 18건을 모두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수사부는 기존에 수사 중이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사보임 절차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 당한 2건과 함께 관련 사건 일체를 담당하게 된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하반기 인사를 진행하면서 공공수사부 인력을 종전 3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검찰 측은 “패스트트랙 건 때문만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지만, 1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얽혀있는 이번 건에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당 수사를 총괄하는 송삼현 남부지검장(23기)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수원 동기라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압박감을 느끼는 쪽은 한국당일 수밖에 없다. 총 111명의 의원이 수사대상인 이번 사건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은 59명으로 절반이 넘는데, 이 중 대부분인 50명 이상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개정된 국회법 166조(국회 회의 방해죄)에 따라 국회 회의 방해 목적으로 폭행·감금 등 행위를 하거나 그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서류 등이 손상되면 5~7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2000만원 이하 벌금 등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해당 법을 어긴 의원에게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과 함께 5년 이상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

검찰은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소환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의 ‘버티기’가 계속될 경우 체포영장 청구를 통한 강제수사에 돌입할 지 여부도 이목이 쏠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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