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직전 스위스 망명 희망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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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다큐서 친구들 증언 공개
“제네바서 3일내 보자고 말해… 신변위협 느꼈을 가능성 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사망 당시 46세·사진)이 올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되기 직전 스위스 망명을 적극 검토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남이 오랜 기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5일 영국 ‘더 선 데일리’에 따르면 김정남의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 친구들은 전날 방영된 BBC 다큐멘터리(‘북한: 가족 내 살인’)에 출연해 “김정남이 암살되기 며칠 전까지도 연락을 했고, 신변 안전을 위해 스위스 시민이 되는 것을 (김정남이) 원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김정남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스위스로 이주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김정남의 친구인 미샤 아주나부르 씨는 “그(김정남)가 ‘제네바에서 곧 보자. 3일 안에 돌아갈게’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인 앤서니 사하키안 씨도 “그는 스위스가 특히 안전하다고 느꼈다”며 “신변 안전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면 그가 유럽으로 이주하는 것을 이야기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정남은 1980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났고, 이듬해부터 2년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학교를 다녔다. 김정남은 지인들에게 “스위스에서 학교를 다녀 유럽 생활에 익숙하다”는 발언을 종종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공작원들의 사주를 받고 김정남에게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가한 베트남인 도안티흐엉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는 김정남을 사망하게 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몸통’인 북한 공작원들은 모두 북한으로 도주했고, 용의자로 체포됐던 북한 국적의 이정철도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북한으로 추방됐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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