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모략극” 南 “적반하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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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 지뢰도발 열흘만에 “증거 대라” 소행 부인

탈북단체 지뢰 도발 규탄 대북전단 살포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의 한 야산에서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한의 지뢰 도발을 규탄하는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내려 하고 있다. 아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이 전단을 확대한 것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전단 20만 장과 미국 영화 ‘인터뷰’ DVD 등을 함께 살포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탈북단체 지뢰 도발 규탄 대북전단 살포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의 한 야산에서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한의 지뢰 도발을 규탄하는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내려 하고 있다. 아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이 전단을 확대한 것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전단 20만 장과 미국 영화 ‘인터뷰’ DVD 등을 함께 살포했다고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북한이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열흘 만에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며 증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14일 정책국 담화를 발표하며 “우리 군대가 그 어떤 군사적 목적을 필요로 했다면 막강한 화력 수단을 이용했지 3발의 지뢰 따위나 주물러 댔겠는가”라며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건 당시 우리 병력의 침착한 대응에 대해서는 “놀라기는커녕 규칙적이고 태연한 거동은 그 어떤 각본에 따라 연기하는 세련된 배우들을 연상케 한다”고 깎아내렸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우리 측이 제안한 장성급 군사회담에 대해 북측은 “충격적인 사건을 조작하고 그것을 논의한다는 미명 밑에 우리를 대화 마당에 끌어들이려는 고약한 속내도 추구했다”며 응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담화는 또 우리 정부를 겨냥해 “천안함의 선체를 두 동강 냈다는 어뢰추진체를 동해에서 건져다가 물증으로 버젓이 내놓은 전과자”라며 “괴뢰들이 수거한 우리(북) 군대의 지뢰들을 폭파 제거할 대신 고스란히 보관해 두었다가 여러 곳에 매몰해 놓고 이런 모략극을 날조해낸 셈”이라고 했다.

북한은 또 이날 정오경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전선서부지구사령부 명의의 전통문을 합동참모본부 앞으로 보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측은 자신들과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내 보자는 위협과 함께 우리 측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겠다는 내용이 전통문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오후 4시 30분경 답신 전통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적반하장 격의 태도를 보인 데 대해 경고하고 다시 도발을 감행하면 가차 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정책국 담화와 별도로 조선인민군 전선연합부대 명의 담화를 내고 남측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담화는 “삐라 살포는 가장 노골적인 심리전이다. 심리전은 침략 전쟁의 주된 수법”이라며 “남조선 괴뢰들은 너절한 삐라 몇 장 때문에 통째로 불바다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2006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대표를 지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앞으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이 예정돼 있어 우리 군이 벼르고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북한이 추가적인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지뢰도발#모략극#자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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