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해명에 김희경, 결국 사과 “윤지오 익명기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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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3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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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23일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고(故)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허위 진술과 부적절한 모금 논란을 빚었던 윤지오씨 지원 주체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익명 기부 논란을 빚은 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오락가락 해명을 하다 결국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에서 기부금을 받아 진행했다던 당초 설명과 달리 여성가족부 김희경 차관이 익명으로 기부해 진흥원으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졌다.

김희경 차관은 결국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 부적절한 조치였고,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자료에 의하면 윤지오씨에 대한 지원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익명의 기부자를 통해 지원했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윤지오씨를 돕겠다고 돈을 낸 익명의 기부자가 김 차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송 의원은 “여가부에 익명의 기부자에 대한 해명을 해달라고 했는데, 그 당사자가 (김희경)차관이라고 하더라”며 “차관이 3월에 장관 결재도 받지 않고 윤씨를 도와줄 방법을 알아보고,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가부가 익명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진흥원에 건넸다”고 해명했던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정확한 기부자의 신분이 처음으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차관은 “당시 윤지오씨가 검찰 출석을 앞두고 새벽마다 숙소를 옮긴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요구가 컸다. 경찰의 증인보호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 과도기적 조치로 긴급숙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 상황에서 15만8400원의 개인 기부금을 써서 서울여성플라자 숙소에서 사흘 간 묵도록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기부금 당사자를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출처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단순하다. 사적기부라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김 차관은 “만약 당시에 알려졌다면 미담이 됐을 것이다. 지금 공개하는 것은 이 사건이 국회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차관의 주장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도대체 3월부터 국회의 자료 요구를 왜 숨겼는지 모르겠다”라며 “(김 차관은)밑에 직원에 대한 직권남용을 한 것이고, 직원들이 징계를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아 의원도 “대한민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윤지오 하나인 것이냐? 그분의 진실성이 담보되지도 않는 상황인데, 언제부터 여가부가 이렇게 발 벗고 나선 것이냐. 지금 상황에서 그간 답변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윤씨가 피해자 가족이 아니라 차관이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 같지만 4개월 넘게 자료 제출을 지연한 것에 대해선 사과해야 한다. 진작 이렇게 이야기를 했으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계속된 비판에 김 차관도 고개를 숙였다.

김희경 차관은 “결과적으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라며 “제가 익명을 요구해서 익명 기부자로 설명했던 것인데, 몇 달에 걸친 자료 요청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미리 이야기 드리지 못한 것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차관으로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는 “미숙한 방식으로 진행했던 것은 신변보호 요청한 사람에 대한 응답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도 “그 부분은 적절치 못했다. 거듭 사과 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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