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정부가 지난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린 것을 북한, 러시아, 중국이 반길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소미아 파기 후 이 결정이 우리 안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언급이 정부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례적이다.
정 장관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제일 기뻐하고 박수 칠 나라는 어디냐”는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 질의에 “북한이나 중국이나 러시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소미아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국방부가 파기를 반대해온 만큼 정 장관이 평소 의견을 무심결에 밝힌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선 지소미아 파기가 북-중-러에 대처하는 한미일 3각 안보 축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이 말을 들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정 장관 답변이 적절한가”라고 묻자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느꼈다.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유불리는)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잘못된 답변이었다”라며 사실상 질책했다.
한편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올해 8회째인 ‘서울안보대화 2019’ 개회식에 주한미군사령관으로는 처음 참석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지소미아 파기를 둘러싼 한일 패널 간 설전도 이어졌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전 일본 방위상이 “북한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이런(파기)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한국을 못 믿는 나라와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느냐는 판단에서 종료를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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