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게이 왕자’, 성적 소수자 위해 왕궁의 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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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2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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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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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불법인 인도에서 왕족으로는 유일하게 커밍아웃을 한 만벤드라 싱 고힐 왕자가 성적 소수자들을 위해 왕궁을 개방한다고 미 언론매체 마셔블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구자라트 라지피플라 왕위 계승자 만벤드라 왕자는 2006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뒤 후계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의 모친은 지역 신문을 통해 만벤드라는 더 이상 아들이 아니라고 선언하며 “사회적으로 용납치못할 행동으로 인해 후계자 자격이 박탈됐다”고 게시했다. 성난 시민들은 만벤드라의 초상화를 불태웠고, 왕자는 커밍아웃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냉대와 멸시를 받아야만 했다.
사진=WIRE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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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왕자는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인 ‘라크샤재단’을 설립하고 에이즈 예방 운동과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인권 운동에 힘쓰고 있다. 또한 타임지 인터뷰나 오프리 윈프리 쇼 출연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 인도의 성적 소수자들의 현실에 대해 알리고 있다.

왕자는 “성적 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을 하게 될 경우 결혼을 강요당하거나 강제로 집에서 쫓겨나는 등 가족으로부터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라며 “나는 자식을 갖지 않을 것이므로, 이 공간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자신 소유의 왕궁을 숙소로 개조해 갈 곳 없는 성적 소수자들의 쉼터로 사용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왕궁 내에 의료시설, 영어교습소, 일자리 마련을 지원할 직업학교 등으로 개선해 성적 소수자들도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동아닷컴 변주영 기자 realist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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