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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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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

동아일보입력 2011-03-19 03:00수정 2011-07-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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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제공권 차단… 지상 탱크-대공포부대도 공격 가능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리비아 내전이 중대한 전환점에 들어섰다. 유엔 결의안이 리비아의 운명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
○ 결의안 주요 내용-배경

비행금지구역은 하늘에 설정되는 일종의 비무장지대다. 유엔은 이 구역 감시를 위한 군대를 지정해 카다피군 탱크·대공포 부대가 유엔이 지정한 군대나 항공기를 먼저 공격하거나, 위협을 가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공격할 수 있다. 리비아의 지상 레이더 기지와 방공망도 감시활동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공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의안 중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승인한 대목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관계자는 18일 “지상군 투입 논의는 중국 등의 반대로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래도 이번 결의안은 카다피군의 제공권을 박탈한 것이라는 점에서 카다피군의 운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관건은 ‘시간’이다. 카다피군이 반군을 모두 제압한 후 효력을 발생시켜 봐야 별 의미가 없기 때문. 결의안 채택 후 영국과 프랑스가 즉각적 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선언하고 존 매케인, 존 케리,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 등 미국 정계 인사들이 ‘지체해서는 안 된다’며 미 행정부에 즉각 작전 돌입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 미 정부 관리들은 18일 비공개 회의에서 “카다피군 공군기들이 이륙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들이 20일이나 21일경부터 취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 정찰기들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 직후 “비행금지구역 설정 결의가 어떻게 실현될지, 무력 사용의 규칙과 한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논란과 고민도 적지 않다. 게다가 국제사회로서는 리비아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도 아직 없다. 카다피를 완전 축출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인지, 아니면 반군의 거점인 동부 벵가지를 보호하는 선에서 끝낼 것인지 등 앞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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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논의는 주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온 미국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후문이다. 미 의회 내 리비아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프랑스와 영국의 압박도 크게 작용했다.

리비아 내 유전 개발과 건설 프로젝트 등의 이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당초 반대 입장에서 기권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신속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촉구한 아랍연맹의 압박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리비아와 188억 달러에 달하는 50개 건설 프로젝트에 서명했고 러시아도 최근 17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을 협상했다.

이번 표결에서 독일은 기권했다. 독일은 1990년대 후반부터 리비아가 독일에 경질유와 에너지를 수출하며 리비아의 제2 교역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군사 개입에 가장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이를 두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 리비아 사태를 프랑스 외교력 부활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있다.

다국적군이 구성될 경우 영국 프랑스 미국이 주도하고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등 친서방 아랍국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행금지 작전이 실행될 경우 리비아와 가장 가까운 나토 소속 국가인 이탈리아의 공군기지가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재는 어떻게… 벵가지 등 반군거점 주변 집중감시할 듯

카다피군이 반카다피군을 진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공군력이 제한됨에 따라 내전의 전세를 바꾸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카다피군의 공군력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미사일 방어 능력도 옛 소련 시절 지대공미사일 수준이다. 서방 국가들의 첨단 크루즈미사일과 스텔스기까지 나설 필요 없이 F15, F22 등 폭격기와 전투기, 첨단 초계기, 공중급유기 등을 동원하면 카다피군의 기동력은 거의 제로 수준이 될 수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지난 수십 년간 500대에 이르는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를 확보하는 등 공군력 강화에 주력해 왔지만 전투기 절반 이상은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군사전문 매체인 글로벌시큐리티의 추정이다. 기종도 너무 오래된 데다 그동안 경제제재 때문에 부품을 제때 확보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리비아 군용기는 컴퓨터 조준이 아니라 육안에 의존하고 있어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카다피군은 탱크와 박격포로 무장한 지상군 병력을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봐야 카다피군을 제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턴 슈워츠 미 공군참모총장도 “비행금지구역 설정 하나만으로는 카다피군의 힘을 완전히 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리비아의 경우 1990년대 나토가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던 보스니아보다 35배나 영토가 넓다는 점도 난제다. 이에 따라 서방이 리비아 전체가 아니라 반카다피군의 근거지인 벵가지 주변에 한해 비행금지구역을 제한적으로 설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카다피측 유화책 왜… ‘공격 계속땐 서방 개입 명분’ 판단한듯


안보리 결의 후 리비아는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리비아 사태를 취재하다 정부군에 납치된 뉴욕타임스(NYT) 기자 4명도 곧 석방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리비아의 유화조치는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낸 상황에서 공습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전세를 장악하고 있는 카다피로서는 반카다피군에 휴전 카드를 내밀어도 손해 볼 것이 없다. 18일 AFP에 따르면 안보리가 표결에 들어가기 직전 카다피 국가원수는 포르투갈 공영 라디오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세상이 미쳤다면 우리도 똑같이 미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후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리비아를 공격하는 누구든 지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 쿠사 외교장관은 “유엔의 군사 개입 승인 조치는 리비아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아랍어 전문인턴 빙현지 씨(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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