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고쿠 日관방, 한일 정상회담-도서협정 서명식 이례적 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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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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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관계 중요… 회담내용 적확한 판단 필요”… 관례 깨고 총리와 동시에 도쿄 비운채 참석

14일 일본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엔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사진)이 참석했다. 그 직후 열린 양국 외교장관의 한일 도서협정 서명식에도 그의 모습이 보였다.

정상회담과 도서협정 서명식에 관방장관이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총리 또는 외상이 주빈인 외교 행사에 관방장관이 참석하는 일은 드물다. 이들 행사가 도쿄가 아닌 요코하마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은 총리가 도쿄를 비우면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도쿄를 떠나지 않는 게 관례다. 총리와 관방장관이 동시에 도쿄를 비우는 일 자체가 드물다.

해답은 한국에 대한 센고쿠 관방장관의 남다른 애착에 있다. 그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미래지향적인 일한관계의 강화는 중요한 과제여서 (정상회담에) 동석해 회담 내용을 적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정상회담 참석을 예고했다. 민주당 정권의 실세로 내정과 외교를 좌지우지한다는 평을 듣는 그의 한일 정상회담 참석은 곧바로 화제를 불렀다. 현지 언론은 일본과 정상회담을 갖는 나라, 일본이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는 나라가 한두 곳이 아닌데 유독 한국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관방장관이 도쿄를 비운다는 점에 주목했다.

1960년대 대학시절 좌익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일본이 제국주의적 침략행위로 이웃국가에 피해를 주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등 역사인식이 강한 센고쿠 장관은 과거사 문제, 문화재 반환, 강제징용자 유골 반환 등 한일 현안 해결에 적극적인 지한파 정치인이다.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야 일본인이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8월 10일 간 총리가 발표한 한일강제병합 100년 사죄담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일본이 약탈 도서 반환을 약속한 것도 총리담화를 통해서다. 한일 역사화해의 현장인 도서협정 서명식인 만큼 그로선 관례를 어기면서까지 꼭 참석하고픈 이유가 있는 셈이다. 서명식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센고쿠 장관에게 별도로 “고맙다”며 사의를 표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요코하마=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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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15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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