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쓰나미’ 덮친 美… 정부-연준 ‘쌍끌이 부양책’ 통할지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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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328만명 신청 ‘역대 최대’… 지난달 반세기 최저 기록 실업률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 냉각… 전문가 “일자리 1400만개 잃을 듯”
“실업대란 2분기가 정점” 분석도… 2조달러 부양책 통과로 실탄 확보
고용 유지-소상공인 지원 나서기로

마트에 뜬 ‘아쿠아 걸’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객들이 이용한 쇼핑카트의 손잡이를 수건으로 닦고 있다. 그의 옆으로 마스크 대신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고객이 쇼핑카트를 끌고 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AP 뉴시스
마트에 뜬 ‘아쿠아 걸’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한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고객들이 이용한 쇼핑카트의 손잡이를 수건으로 닦고 있다. 그의 옆으로 마스크 대신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한 고객이 쇼핑카트를 끌고 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전역에서 1주일 만에 실업자가 300만 명이 증가하는 ‘실업 쓰나미’가 확인되면서 역대 최장 기간 일자리 증가세를 이어온 미국 고용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약 2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함께 기업 연쇄 도산과 대량 실업을 막기 위한 ‘쌍끌이 경기 부양’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집행하느냐가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8만여 건으로 늘었다고 밝히면서 3월까지 113개월 연속 일자리가 증가했던 미국 경제의 ‘고용 호황’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반세기 만의 최저치인 3.5%의 실업률을 기록했던 미국 고용시장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한 3월 중순 이후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했던 캘리포니아주의 실업급여 신청자는 13일 이후 2주도 안 돼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실업자가 가파르게 늘었다.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전 캘리포니아주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평균 4만1000건 정도였고, 이달 초 2주간은 10만1593건에 불과했다. 가디언은 평소 캘리포니아주의 일일 청구 건수는 2000건 정도지만 18일에는 하루에 8만 건이 몰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시간주에서는 지난주 평소의 20배 이상인 10만8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은 2분기(4∼6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랜트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실업수당 청구 급증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다음 주는 아마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는 25일 코로나19로 미국 민간 부문 일자리의 약 10%인 140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0% 감소하고 실업률이 30%에 이르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업 쓰나미’가 예고된 상황에서 2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 도산과 대량 실업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했다. 마이클 개펀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후 관심은 경기부양책이 대량실업 방지에 효과가 있느냐와 격리 조치가 작동하고 있느냐에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법안에는 실직자들에게 넉 달간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실직자들이 넉 달간 주당 최대 450달러의 기존 실업수당에 추가로 600달러를 받아 최대 1050달러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을 유지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3500억 달러 규모의 소기업 대출 예산도 포함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매우 도움이 되며 시의적절하다”고 환영했다.

미 재무부와 의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 NBC 뉴스 ‘투데이 쇼’ 인터뷰에서 “아마도 미국은 현재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 같다. 코로나19로 신용경색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하게 노력하겠다. 대출과 관련해 우리는 실탄(자금)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최지선 기자
#코로나19#미국 전역#실업 쓰나미#경기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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