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방호복 입는 의료진…유럽, 코로나19 보호 장구 부족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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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하자 방호복과 고글 등 보호 장구가 부족해 의료진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의료진들이 ‘쓰레기봉투 방호복’을 만들어 입고 있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의료 공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NN은 24일(현지 시간) 스페인 응급실 간호사들이 보호 장구가 부족해 쓰레기봉투로 방호복을 만들어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 응한 마드리드 매츠 병원 응급실 간호사 에두아르도 페르난데스는 초록색 쓰레기봉투를 테이프로 이어붙인 ‘수제 방호복’을 입어 보이며 “방호복 뿐 아니라 마스크마저 부족해 재사용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급하게 공급된 품질 낮은 플라스틱 고글은 앞이 잘 보이지 않아 환자의 맥박과 정맥을 손으로 짚어가며 찾아야 할 지경이라고 21일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는 예견된 사태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달 3일 기자회견에서 의료진을 위한 보호 장구가 부족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앞으로 매달 전 세계에서 의료진 용 마스크 8900만 개, 장갑 7600만 개, 고글 1600만 개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충당하려면 전 세계에서 보호 장구 생산량을 40% 가량 늘려야 한다고 CNN은 전했다.

보호 장구 없이 진료하면서 의료진 감염이 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보건복지부는 자국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14%인 5400여 명이 의료진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전국에서 20일까지 확진 판정 받은 의료진이 전체의 약 12%인 4268명이었다.

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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